연구원 동정

Interview_March

 

국내 최초로 고위 관료 출신으로서 민간 외교안보 싱크탱크 고문직을 맡게 되신 계기는 무엇이며, 외교안보 분야의 다양한 요직을 거쳐오시면서 쌓은 공직 경험들을 연구원에서 어떻게 활용할 생각이십니까?

아산정책연구원에 오기 전부터, 외교안보 담론시장을 키우고 활성화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의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이 학술적인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는 학자들과 결합하면 외교안보 정책 담론의 수준을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정부의 정책에 대해 더 유용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런 생각이 바탕이 되어 아산정책연구원의 고문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외교안보수석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내신 경륜을 바탕으로 보실 때 6자 회담이 여전히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대안이라고 보시는지요. 또한 2014년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도 듣고 싶습니다.

6자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북한의 핵 포기 결단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6자 회담은 북한이 자기주장을 합리화하고, 핵 무장을 더 강화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6자 회담이 제대로 된 외교적 해결의 장이 되려면 북한의 전략적 계산공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핵을 포기하는 것이 앞으로의 생존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도록 비핵화에 대한 보상을 늘림과 동시에 핵 개발을 강행할 경우의 국제적인 제재 수위를 대폭 높여야 할 것입니다. 6자 회담은 비핵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 외교적, 평화적 방법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할 가능성이 남아있을 때 6자 회담은 가장 좋은 해결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남북관계는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북한의 모든 경제력과 자원을 투자 할 것인지, 아니면 민생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할 것 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 전에도 이산가족 상봉 등의 관계개선 노력이나 인도적인 차원의 대북지원 등은 가능하겠으나, 그 이상의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합의가 이루어지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한의 유화적 제스처와 실제 한반도 평화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평화를 해치는 요소는 그대로인 채 평화가 왔다고 착각할 수 있는 상황을 경계해야 합니다.

 

관료 시절 국가 간 중요한 협상을 많이 하신 것으로 압니다. 협상에 임할 때 고려해야 하는 주요 사항들과 또한 협상전문가를 꿈꾸는 젊은 세대에게 해 주실 조언은 무엇인가요?

협상이라는 것은 실제 생활 속의 여러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문제해결을 많이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잘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이슈의 당사자들간의 이해관계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북핵 문제를 보더라도, 북한은 전쟁을 불사하고 제재를 받더라도 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이나 한국은 전쟁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그들의 요구를 수렴하는 방향으로 달랜 뒤 핵을 포기하게끔 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가간의 회담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이해관계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선 협상을 해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확률이 높죠.

이런 전략적인 부분과 동시에, 제도적·법적 근거에 대한 사전지식 역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핵 관련 협상을 한다면 국제 핵 비확산 체제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 지는지, 그리고 과거에 핵 문제 해결 선례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숙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국가 외교∙안보∙통일 정책에 있어서 민간영역 외교안보 싱크탱크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요?

정부의 외교안보 관련 부서들은 중장기적인 현안에 대해 다루기 어려운 점이 다소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을 눈 앞에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죠. 1년 후, 10년 후의 일들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부족한 셈이죠.

따라서 민간 싱크탱크는 정부가 할 수 없는 중.장기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새로운 틀, 시각을 제공하고 기존 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것 역시 중요하겠죠. 가장 좋은 것은 민간 싱크탱크와 정부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책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About Experts

천영우
천영우

아산정책연구원

천영우 전(前)청와대외교안보수석은 2014년 1월부터 아산정책연구원 고문으로 있으며, 2013년 6월 사단법인 한반도미래포럼을 설립하여 이사장 직을 맡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후반 2년 반 동안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하였으며(2010.10-2013.2) 그 이전 약33년간 직업외교관으로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외교부 본부에서는 제2차관(2009-2010),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6자회담 수석대표(2006-2008), 외교정책실장(2005-2006)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재외공관 보직으로는 주(駐)영국 대사(2008-2009), 주(駐)유엔한국대표부 대사(차석)(2003-2005) 등을 역임하였다. 부산대학교에서 불어를 전공하고(1977), 미국 Columbia University에서 국제학 석사(MIA)를 취득하였다(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