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칼럼

Kim Hong-Ji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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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를 채택한 이후 유엔 회원국들은 나름대로 제재를 이행하기 위해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도 제재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천명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대북제재가 잘 이행되도록 하기 위해 주요 관련국들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도입하는 데에 치중해 왔다. 이제부터는 제재를 어떻게 집행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강구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아무리 강력한 제재라도 의도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충족되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 제재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하고, 둘째, 제재를 보다 포괄적으로 만들고, 셋째, 더 많은 국가들이 제재에 적극 참여하고 이행하도록 하며, 넷째, 제재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첫째, 한국 정부는 제재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 목표가 북한 비핵화인지,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재개인지, 아니면 북한 정권 교체인지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제재의 목적이 북한을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오면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분명 비핵화와는 거리가 있다. 대화 제의가 오가고 대화가 시작되면 제재 해제 주장이 제기되고 제재의 동력이 감소하고 북한은 한숨을 돌리게 된다. 제재의 목표는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 재개가 아닌 북한의 비핵화여야 한다.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는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국면전환이 아니라 비핵화의 완성을 목표로 북한의 행동에 따라 제재를 강화하거나 부분적으로 해제하는 탄력적인 제재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둘째, 제재의 폭은 넓혀야 한다. 유엔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는 북한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 제재가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특정인, 기관·조직 그리고 선박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적인 ‘표적 제재(targeted sanction)’다. 제재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개인, 단체, 선박은 얼마든지 제재를 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다. 특히 금융 제재 부분이 취약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일방적 제재, 양자간 제재, 소다자 제재 등 유엔안보리 제재를 보완할 수 있는 다층적 제재의 틀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 일본, 한국, 호주, EU 등이 취한 일방적 제재는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유엔안보리 제재와는 별개로 각국이 독자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제재들을 보다 체계적이고 상호보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북한이 아파하는 부분은 추가 제재를 도입해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한편 기존 제재들의 허점과 미비점을 보완하는 보다 포괄적인 제재들이 도입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현재의 대북제재들이 지속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과거에도 유엔안보리 결의가 채택된 초기에는 회원국들이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용두사미가 되었다. 지난 2013년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2094호의 경우를 보더라도 중국은 처음 세달 정도 제재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 곧 일상으로 회귀하였다. 물론 유엔 제재위원회(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Sanctions Committee)가 있고 ‘전문가 패널(Panel of Experts)’이 있기는 하나 유엔안보리가 채택한 거의 모든 제재결의 이행을 점검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중한 업무 탓에 우리가 바라는 수준의 대북제재 상황 점검을 기대 할 수 없다. 유엔회원국들이 자국이 제재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도록 요청할 경우 정확히 어떤 조치들이 이행되고 있는 지를 외부에서 파악할 수도 없다. 이는 유엔제재의 근본적인 한계다. 따라서 제재의 이행과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주요 국가나 기구가 참여하는 비공식 제재협의회를 설치·가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식적인 기구는 아닐지라도 한국, 미국, 일본, 호주, EU, ASEAN 등 제재에 적극적이고 북한과 상대적으로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들의 협의체를 구성하여 정기적으로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협의한다면 유엔제재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다.

제재 조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제3자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제재로 인하여 개인이나 기업이 받는 피해를 제대로 보상하지 않을 경우 제재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 마련이고 국내에서 제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올 때 외국의 협조를 받기는 쉽지 않다.

이미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피해는 70억 원 혹은 투자액의 90% 수준에서 보상을 하도록 되어 있다. 정부는 각종 세제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로는 업체들에 대한 보상은 이루어지겠지만 근로자와 협력업체들이 입은 피해는 보상할 수 없다. 제재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공감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 피해에 대한 실질적 보상을 제공하는 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우리는 무엇(what)을 제재할 것인지 보다 어떻게(how) 제재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how에 대한 답도 안 보이고 효과적인 이행을 보장할 수 있는 협력과 공조 체제 역시 취약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제재 무용론 혹은 회의론이 제기될 것이 분명하다. 제재에 대한 국내외 합의와 공조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정부는 하루 빨리 효과적인 제재 전략을 입안하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틀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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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최강

연구부문 부원장 ; 외교안보센터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부원장이자 수석연구위원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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