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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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정책연구원은 2010년 4월 29일(목) 오전 9시 30분부터 1시까지 연구원 4층 대회의실에서 “북한-중국관계의 현주소”를 주제로 ‘제 2회 아산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였습니다.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동용승 연구전문위원 (삼성경제연구소), 박병광 연구위원(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종석 수석연구위원 (세종연구소), 한석희 교수(연세대학교)가 참여하여 현재 북한과 중국 간의 관계를 다각도에서 분석하였습니다.

일시: 2010년 4월 29일(목) 09:30-13:00
장소: 아산정책연구원 4층 대회의실

회의내용

탈냉전 이후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피로써 맺어진 친선관계’로 일컬어지던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90년대 들어 심각한 경제난과 식량난을 겪었고 최근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 권력 승계 문제의 진행, 화폐 개혁 실패 등으로 인하여 내부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 속에서 이란, 이라크와 더불어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분류되는 한편 거듭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하여 국제 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의 출범 이후 남북관계마저 경색되면서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립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북한과 중국간의 이념적 유대가 약화되고 자국의 실리추구가 보다 중요해 지면서 양국은 중요 안보 이슈들을 다루는데 있어 적지 않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냉전시대에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이 공존합니다. 중국의 위협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중국은 의도적으로 군사, 정치, 경제 영역에서 대북한 영향력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고 북한은 점점 중국에 예속 되어 가고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 역시 북한에 대한 접근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합니다. 그러나 세계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이 ‘책임 있는 강대국’(responsible great power)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입장에서는 중국이 ‘불량국가’(rogue state)로 낙인 찍힌 북한과 과거와 같이 돈독한 동맹관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나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천안함 희생 장병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는 북한과 중국간의 관계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 및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2009년 10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평양을 방문하여 북한 체제 보장을 언급한 이후,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이 파다한 가운데 열린 이번 회의는 6자 회담 재개 여부와 중국의 역할, 북핵에 대한 중국의 입장, 심화되고 있는 북한 경제의 대 중국 종속 등 다양한 각도에서 북한과 중국 간의 관계를 다루는 자리였습니다. 국제조사단의 공식적인 조사결과는 발표 되기 전이었지만 천안함 침몰 사건 역시 라운드테이블의 시의성과 중요성을 부각시켜 주었습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 발표자들은 북-중 관계에 대한 보다 유연한 시각을 바탕으로 북한과 중국의 경제관계, 정치관계, 북핵 문제 등을 구체적, 실증적 차원에서 논의하였습니다. 삼성경제연구원 동용승 연구전문위원은 탈냉전 이후 북한과 중국의 경제 교류가 더욱 긴밀해지는 현상을 중국측의 필요와 북한의 내부변화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분석하였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연구위원은 정치적 측면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러한 인식의 변화가 의미 있는 대북정책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세종연구소 이종석 수석연구위원(전 통일부 장관)은 현단계 북-중 관계를 ‘전략적 협력관계’로 규정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이중적 태도를 분석하였습니다. 연세대학교 한석희 교수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대국’으로서 행동할 것인지 아니면 ‘패권국’(hegemonic power)이 될 것인지의 논의에 대하여 중국이 어느 한 쪽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며 중국이 책임대국으로서 행동하더라도 북한과의 동맹관계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