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물

브레턴우즈 전투

THE BATTLE OF BRETTON WOODS

브레턴우즈 전투

분류
정치, 사회
제목
브레턴우즈 전투
지은이
벤 스틸
옮긴이
오인석
지면
592쪽
정가
20,000원
판형
신국판
ISBN
979-11-5570-098-3 03340
발행일
2015년 4월 29일
발행처
아산정책연구원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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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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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송지은 전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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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벤 스틸 Benn Steil

벤 스틸은 미국외교협회(CFR) 국제경제국장이자 선임연구원이다. 또한 경제 저널 <국제금융 International Finance>의 창립편집장이자 외교협회의 경제 블로그 지오그래픽스(Geo-Graphics)의 수석 저자기도 하다. 그는 국제금융, 통화정책과 경제사 등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미국 상하원과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금융시장과 통화 문제에 관해 조언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 Wall Street Journal>과 <파이낸셜타임즈 Financial Times >에 정기적으로 논평을 투고하고 있다. 1992년에서 1999년까지 런던에 있는 왕립국제문제연구소(Royal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에서 국제경제 프로그램을 담당했다.

벤 스틸은 《돈, 시장과 자주권 Money, Markets and Sovereignty》으로 2010년 ‘하이에크 도서상(Hayek Book Prize)’을 수상했고, 《금융 정책: 미국 외교정책에서 금융시장의 역할 Financial Statecraft: The Role of Financial Markets in American Foreign Policy 》으로 <라이브러리저널 Library Journal> 2006년 최고 비즈니스 도서상과 <초이스 Choice >의 2006년 훌륭한 학술 저서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오인석

현재 바른번역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KB국민은행 WM사업부 투자전략팀에 근무하고 있으며 자산배분 전략과 펀드 추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국제본부장으로서 다양한 해외경험을 쌓았고, 프랭클린 템플턴 투신운용을 포함하여 자산운용업계에서 10년간 근무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크랜필드 대학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

 

책에 대하여

미국 경제 패권의 상징인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주춤하는 가운데,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외교뿐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이른바 G2의 기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까지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 금융질서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은 1944년 형성된 브레턴우즈 체제로 국제 금융에 대한 장악력을 발휘해 왔다. 브레턴우즈 체제는 금본위제를 폐지하는 대신 ‘금 1온스=35달러’로 정한 뒤 각국 환율을 달러에 고정하기로 국제사회가 합의한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던 1944년에 만들어진 이 체제는, 미국의 물리적 힘과 함께 세계 금융의 지배력을 미국에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해 미국의 세계 패권을 가능케 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바로 이 브레턴우즈 체제의 결과물이었다.

이 책은 ‘브레턴우즈 체제’를 만든 두 주인공,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미 재무부 차관이었던 해리 덱스터 화이트의 대결에 관한 이야기다. 새로운 국제금융질서가 만들어지는 역사적 과정은 물론, 각국의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회의 막후의 숨겨진 뒷이야기, 케인스와 화이트의 개인적 삶에 대한 세밀한 묘사 등등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마지막 반전은, 자본주의에 기초한 세계적 금융 시스템의 설계자였던 해리 덱스터 화이트가 사실은 소련의 간첩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고려해야 할 정치가, 국민, 그리고 미래가 있습니다.”
“우리 두 나라가 협의해 위안화 시세가 달러화로 매겨지도록 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 대사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 말은 곧 중국 위안화를 미국 달러화에 고정비율로 연동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루스벨트 행정부가 유럽 강대국들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對) 달러 자국 통화 가치를 지속해서 떨어뜨리는 행위를 막기로 한 때는 1935년이었다. 1930년대와 1940년대에는 중국이 채택한 고정환율제가 (오늘날 중국의 변동환율제가 ‘더욱’ 그렇듯) 미국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중국의 환율 정책이 변동환율제든 고정환율제든 그 정책을 미국 달러화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평가했다. 예를 들어 2009년 티모시 가이트너(Timothy Geithner) 미 재무장관 지명자는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난한 반면,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로버트 루빈(Robert Rubin)은 공식 석상에서 중국을 ‘위기에 휩싸인 지역에서 안정을 유지하는 중요한 섬’이라고 치켜세웠다. 오늘날 국제통화기금(IMF)과 G20 정상회의에서처럼, ‘환율전쟁’의 종식과 채권채무국 사이의 이해충돌 조정이 1944년 브레턴우즈 회담의 주요 의제였다. 하지만 1919년 파리강화회의 이후 가장 중요한 국제회의였던 브레턴우즈 회담은 그 이상의 목적이 있었다. 세계 제일의 채권 국가였던 미국이 (파산이 임박했던 세계 최대 채무국이었던 영국의 처지를 활용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 정치•경제 질서를 자국에 유리하게 전환하는 일이었다. (…)

오늘날의 경제적, 정치적 현실을 반영해 세계 최대 채권국인 중국과 최대 채무국인 미국이 환율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새로운 브레턴우즈 체제’를 만들지, 만들 수 있을지,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매우 흥미로울 듯하다. (…)

중국 위안화가 미국 달러 지배 체제에 대항할 수 있을까
오늘날 세계 패권은 어디에 있는가

중국은 믿기 힘들 정도로 외화보유액을 많이 쌓았다. 거의 4조 달러에 이르는 외화보유액 중 60퍼센트 정도는 미 국채로 구성돼 있다. 반면 미국은 18.1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채를 떠안고 있다. 양국은 이 잔액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이 축적한 달러 표시 자산의 구매력이 급락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미국은 더이상 자금 융통이 불가능해질까 염려한다. 미국은 중국이 수출을 촉진하고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낮게 조정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반면, 중국은 미국이 낭비가 심할 뿐만 아니라 통화 관리마저 느슨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미국 재무장관을 역임했던 래리 서머스(Lawrence Summers)는 이러한 교착상태를 ‘일종의 금융 공포의 균형’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중국은 1940년대의 미국과 달리, 국제통화 체제를 바꿀 브레턴우즈 같은 모임을 지휘할 위치에 있지 않다. 오늘날 미국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1940년대의 영국처럼 중국에 간청해야 하는 처지가 아니다. 당시 미국 재무부는 파운드화의 국제적 역할을 뒷받침했던 무역과 통화 태환 규제를 철폐하라고 영국에 강요했다. 반면 미국은 여전히 자국 통화인 달러를 발행해 부채를 상환한다. 미국은 국가부채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도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 때 유례없이 낮은 금리로 엄청난 규모의 달러를 찍어냈다. 달러화는 여전히 전 세계 외화보유액의 60퍼센트를 차지한다. 현재 미국은 글로벌 선(善)이라는 모호한 비전을 위해 자국이 지나치게 누리고 있는 특권을 희생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

오늘날 중국과 미국 사이의 채권채무 관계는 1940~1950년대 미국과 영국 사이의 관계와는 아주 다르다. 중국과 미국이 서로 우방국은 아니지만 경제가 어느 정도는 얽혀 있어서 정치적으로 다투면 서로 손해가 크다. 수에즈 위기 때 미국이 보유했던 영국 국채는 국민 1인당 1달러에 불과했지만 현재 중국이 투자한 미국 국채는 국민 1인당 1,000달러가 넘는다. 따라서 1940~1950년대 미국은 큰 피해 없이 파운드화 위기를 일으킬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반면 오늘날 중국은 달러를 대상으로 그런 도발을 할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이 지배하는 국제 금융체제는 시대착오적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적 이익을 담보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외화보유액의 엄청난 손실,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수출기업과 국영기업의 경제적 타격, 사회 혼란과 정치 파동 따위를 초래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대안을 아직 찾지 못했다. (…) 정비젠과 같은 중국 지도층은 앞으로 중국이 태평양 지역에서 해군력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또 그래야 한다고 믿기까지 한다. 이는 이 지역과 다른 곳에서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안보 전략의 기반을 흔들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이 위협을 느낄 수 있도록 태평양 연안국들과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어 중국의 부상에 대항해야 한다. 이런 일이 진행되면 양국 사이의 치명적 분쟁은 불가피하다.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전 국무장관은 그런 부정적 역학관계는 피할 수는 있지만 매우 걱정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

역사를 뒤돌아보면 고질적 무역 불균형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을 때의 후폭풍이 엄청나게 크다고 판단하는 한, 서로 협력하는 새로운 국제통화기구는 탄생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욱 어려운 과제는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다. 1944년 공들여 만든 위대한 국제금융 시스템이 무너진 원인은 바로 통화 민족주의였다.

– 본문 중에서

 

추천 평

전후 경제질서의 탄생과 그것을 지배하려 했던 두 남자의 이야기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롭다. 《브레턴우즈 전투》는 경제외교사 분야의 필독서이며 현재의 경제 상황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

이 저서는 브레턴우즈 제도의 역사와 그 종말을 통해 국제통화 정책과 국제정치를 논하며, 아직도 통화 개혁을 거부하는 국제사회에 많은 교훈을 준다.

– 폴 볼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

스테일의 책은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교육적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모든 것이 포함 돼있다. 정치인의 속임수, 관료의 사기, 간첩 행위, 딱딱한 경제 이야기, 그리고 심한 압박 속에서 역사를 쓰는 사람들의 날카로운 유머까지, 빠진 것이 없다.

– 토니 바버, 파이낸셜 타임즈

저자의 《브레턴우즈 전투》는 회담이 진행됐던 제2차 세계대전 후반부의 팽팽한 긴장감을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 특히 케인스와 화이트의 대조적인 경험을 묘사하는 부분은 정말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 샘 나이트, 블룸버그 통신

벤 스틸은 광범위한 영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책을 썼다. 이 책은 전후 경제 체제의 탄생을 케인스와 화이트라는 격렬한 논쟁의 렌즈를 통해 살펴보면서 복잡한 금융 문제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냈다. 무엇보다 저자는 아주 놀라운 패러독스를 밝혀낸다. 자본주의에 기초한 세계적 금융 시스템의 설계자라고 불리는 화이트가 사실은 소련의 간첩이었다는 것을!

– 앤드류 로버츠, 《폭풍의 전쟁 The Storm of War》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