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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새누리당과 정부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대 축(3K)인 킬 체인(Kill-Chain),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그리고 대량응징보복(KMPR: Korea Massive Punishment and Retaliation) 능력을 당초 계획보다 2∼3년을 앞당겨 2020년대 초까지 확보하기로 합의했다. 날로 심각해지는 북한 위협을 생각하면 부족하고 늦은 감이 들지만 그래도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빨리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위력 건설을 제대로 하기 위해 몇 가지 짚어 봐야 한다.

우선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북한의 위협이 아닌 재래식과 비대칭위협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미래의 북한 위협을 면밀히 분석·평가해야 한다. 지난 20여년 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무서운 속도로 진전되어 왔다. 우리는 북한을 과소평가했고 그 결과 우리의 예상은 빗나가기 일수였다. 앞으로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는 물론, 사이버 공간이나 장사정포와 같이 우리의 취약점을 목표로 한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현재 북한 위협에 맞추어 계획을 추진하면 우리가 목표했던 바를 확보했을 때 북한은 우리를 앞서 가 있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북한 위협보다는 미래의 북한 위협에 초점을 맞추어서 접근해야 한다.

북한의 능력과 군사전략·작전에 대한 분석과 판단에 기초하여 우리의 입체적인 대응군사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그때 그때 발생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응하는 대증적(對證的) 성격이 강하였고 깊은 고민을 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 매우 새로운 것 같지만 사실상 과거의 것을 포장만 바꾸어 제시한 것 같거나 급조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실성도 매우 떨어진다. 예를 들어 과연 대량응징보복을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대량응징보복은 전면전을 전제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작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한국이 가지고 있는 군사자산이나 국방부가 제안한 획득계획만으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것이 대량응징보복이다. 또한 대량응징보복은 군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그냥 평양을 공격하겠다는 계획이라는 점에서 도덕성 문제가 제기된다. 요즘 전쟁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민간인 피해인데 이런 문제를 너무 간과하고 즉흥적으로 제시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북한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군사력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면서 동시다발적인 위협을 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은 우리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북한군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답은 지금의 대응책보다는 훨씬 입체적이고 포괄적인 것이어야 하고, 반드시 실행 가능한 계획이어야 한다.

3K의 조기 전력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하여 서두르기 보다는 확보하고자 하는 무기체계가 문제점이 없는 지를 확인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반응속도, 이동식 미사일 추적의 한계, 표적 선별의 어려움, 타격수단의 제한, 미사일 요격율의 문제 등과 같이 킬-체인이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전문가들에 의해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 조기 전력화를 추진할 때 나중에 우리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되고, 전력화의 시기도 오히려 늦춰지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 속담을 되새겨봐야 한다.

북한 위협 대응에 필요한 모든 자산을 우리 힘만으로 확보할 수 없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동맹과 우방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활용하고 임무를 분장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과거 한 때 미국은 한국이 충분한 능력을 확보할 때 까지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교량능력(bridging capability)”을 한국에 제공하겠다고 하였다. 북핵·미사일 위협이 심각해지고 있고 확정억제의 구체화가 필요한 지금이 미국에 대해 이러한 능력을 요구할 때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능력과 자산도 활용해야 한다. 일본이 가지고 있는 정보자산, 대잠수함 작전능력, 기뢰제거 능력 등은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나 군수지원(ACSA)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

방위력 건설 사업의 투명성, 연속성, 효율성, 객관성,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사업을 감독·조정하는 독립기관 설립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이명박 정부 때 설치하였던 국방개혁위원회의 경험과 교훈을 검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 국방개혁위원회 역시 급조된 것이었고, 퇴역 장성들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로비의 대상이 되거나 각 군의 이익을 반영하거나 입장을 전달하였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도 대통령 직속의 위원회이었기 때문에 국방부나 합참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고, 위원회가 하는 일에 무게가 실릴 수 있었다. 지금은 이런 독립적인 기구가 없다. 어느 누구도 방위력 개선사업을 점검하고 감독하지 않고 있다. 그냥 국방부에 맡겨놓고 있는 상태다. 우리 군을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일이 제대로 되고 있는 지, 미처 알지 못하였던 문제점은 없는 지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독립적인 기관을 설립해서 제대로 된 국방력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

방위력 건설을 엄청난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또한 한 번 시작하면 문제가 있더라도 그대로 추진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깊이 고민하고 지혜를 보아야 한다.

* 본 글은 10월 22일자 동아광장에 기고한 글을 보완 작성하였으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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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최강

연구부문 부원장 ; 외교안보센터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부원장이자 수석연구위원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