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지난 3월 3일 중국의 신화통신은 국가해양국장 류츠구이와의 인터뷰 기사를 내보내면서 “국가해양국은 중국 관할 해역에 대해 정기적인 권익 보호 차원의 순찰과 법 집행을 하는 제도를 마련하였고, 정기 순찰 대상 해역에는 이어도가 포함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보도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상황과 맞물려 이어도에 대한 관할권 문제는 물론 제주해군기지의 당위성 문제로까지 논쟁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 글은 국가의 안보와 국익차원의 주요 문제가 정치논리에 매몰되는 것을 경계하는 차원에서 지금까지 한중간의 이어도를 둘러싼 논쟁의 성격과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어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여타 인근 도서와 주변 수역에 대한 태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인지, 그리고 중국의 이어도에 대한 딴지 걸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관련 국제법과 국제정치 상황에 기초하여 다루고자 한다.

1. 이어도 문제는 한중간 관련 수역에서 최종적 해양경계획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법적 문제다.

이어도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어도의 현황을 분석해보고, 이러한 현황에 적용가능한 국제법을 찾아 이어도에 대한 법적 의의를 밝혀내어야 한다. 이어도와 관련하여 법적으로 유의미한 의의를 지니고 있는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리적으로 이어도는 한국 영토인 마라도로부터 약 149km(80해리), 중국 영토인 퉁다오(童島)로부터 약 247km(133해리)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둘째, 이어도는 해수면 아래 약 4-5미터에 위치하고 있으며, 간혹 파도가 심할 경우 이어도 정봉이 1년에 몇 차례 수면위로 노출된다.

셋째, 이어도에는 2003년 6월 11일 준공된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가 건립되어 있다.

이러한 세 가지 사실관계는 모두 다음과 같은 중요한 법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첫째, 이어도는 한국은 물론 중국의 영토로부터 모두 200해리이내에 위치하고있기 때문에 양국이 입법을 통해 선 배타적경제수역내에 위치하고 있다.다만 양국 간에 가상 중간선을 그을 경우 이어도는 한국 측에 위치하게 된다.

둘째, 한중 모두가 당사국인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에 의하면 이어도는 협약 제121조상의 섬이나 암석에도 해당하지 않으며,1 협약 제6조상의 암초도 아니고,2썰물일 때 물위로 노출되나 밀물일 때 물에 잠기는 협약 제13조상의 간조노출지3도 아닌 어떠한 법적 효과도 지니지 못하는 수중암초에 불과하다. 즉 이어도는 국가 영역 중 하나인 육지영토가 아니기 때문에 영유권의 대상 자체가 될 수 없으므로 이어도 자체에 대한 영유권 문제는 법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이어도의 법적 지위와 관련하여서는 2001년 카타르와 바레인 간의 해양경계획정 및 영토문제 사건에서 분쟁의 대상 중 하나였던 파쉬트 아드 디발(Fasht ad Dibal)이라는 간조노출지4와 2008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간의 페드라 브랑카(Pedra Branca) 섬 사건에서 분쟁의 대상 중 하나였던 사우스 레지(South Ledge)라는 간조노출지5의 법적 지위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단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파악할 수 있다.

셋째, 이어도에 건립된 한국의 종합해양과학기지는 협약 제60조에 기초하여 설립된 인공적인 구조물로 인공구조물은 동조 8항에 따라 섬의 지위를 가지지 못하며, 자체의 영해도 가지지 못하고, 동조 4항과 5항에 따라 구조물의 안전을 위해 이를 둘러싸 반지름이 최대 500미터인 원의 안전수역을 설치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세 가지 법적 의의를 고려해 볼 때 신화통신의 보도내용에서 순찰대상해역에 이어도를 포함하겠다는 중국 측 주장에서 논리적 모순을 찾아내기는 일견 곤란해 보인다.

우선 유엔해양법협약은 제57조에서 배타적경제수역은 영해기선으로부터 200해리를 넘을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모든 국가에게 200해리까지 배타적경제수역을 선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를 다시 표현하면 “모든 국가는 배타적경제수역과 관련하여 기선으로부터 200해리까지 권원을 보유한다”라는 말이 된다. 한 국가의 배타적경제수역에 대한 권원이 200해리가 될 때까지 반대편에서 시작되는 타국의 권원과 중첩하지 않으면 온전히 200해리까지 배타적경제수역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서로 마주보고 있는 국가사이에 있는 바다의 폭이 400해리를 넘지 못하여 한 국가의 권원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타국의 권원과 중첩하는 경우에 어떠한가? 이 경우 국제법은 권원의 중첩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편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이며 최종적인 것이 바로 해양경계를 획정하는 것이다. 유엔해양법협약 제74조는 이 경우 합의를 통해 형평한 결과를 도출하는 해양경계선을 획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6 이어도의 상부 해역은 한국과 중국의 권원이 함께 존재하는 수역 즉 권원이 중첩하는 수역이므로 필연적으로 해양경계획정에 의해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이 보다 명확해 진다.

결국 위에서 설명한 세 가지 사실관계와 세 가지 법적 의의를 종합해서 이어도 문제의 성격을 정리해보면 “이어도 문제는 한국과 중국 간에 해양경계획정에 관한 최종적 합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국제법적 문제”라고 요약해 볼 수 있다.

2. 이어도 문제가 한중 간의 해양경계획정이라는 법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국제재판소에 회부하여 사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

이어도 문제는 한중 간에 해양경계획정에 관한 최종적 합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국제법적 문제라는 성격 규명을 인정한다면 신화통신의 보도내용에서 논리적 모순을 찾기는 매우 곤란해 보인다. 특히 다음과 같이 유엔해양법협약 자체와 이에 기초한 우리의 관행도 이어도 주변 수역의 관할권에 대한 한중 간의 논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첫째, 영해는 서로 중첩할 경우 매우 중요한 특칙이 존재한다. 즉 협약 제15조는 관련국이 합의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 “어느 국가도 자신의 영해를 중간선 밖으로 확장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7 그러나 배타적경제수역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명문의 규정이 없다. 사실 한국 정부는 한국과 중국 간에 가상의 중간선을 그을 경우 이어도 수역은 중간선의 한국 측 이내에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지난 12일 언론사 편집 보도국장 토론에서 “결과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대한민국 관할에 들어온다”라고 발언한 바 있는데, 이 역시 이러한 주장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엔해양법협약을 엄격하게 해석할 경우, 협약 제15조의 특칙과 같은 규정이 배타적경제수역의 경계획정을 다루고 있는 협약 제74조에는 없기 때문에, 한국의 주장이 중국은 물론 우리 국민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가상 중간 선은 오직 가상의 선일 뿐이며 한중 간에 배타적경제수역의 경계는 중간선으로 한다는 합의가 종국적으로 성립되어야 비로소 이어도 수역이 우리의 관할권 하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2007년 니카라과와 온두라스 간의 영토 및 해양 분쟁에 관한 사건에서 국제사법재판소는 영속적인 해양경계선은 반드시 합의가 존재해야 하며 어떠한 추정도 쉽게 성립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8 이어도 수역이 가상 중간선의 우리 측 내에 위치하므로 우리의 관할권 하에 있다는 추정이 성립되었다는 주장 역시 성립될 수 없는 법적 측면이 있다.

둘째, 해양경계획정에 관한 문제는 순수한 법적 분쟁의 대표적 예이므로 일방이 합의 성립에 불성실하여 합의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 불성실한 상대를 국제재판소에 일방적으로 제소하는 사법적 해결도 신중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한중 간에는 일방적 제소에 의한 사법적 해결의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 2006년 4월 14일 일본 해상보안청은 한국이 주장하고 선포한 배타적경제수역을 비롯한 특정 수역(독도 인근 수역도 포함)에서 측량/조사를 하겠다는 계획을 국제수로기구(IHO)에 통보함으로써, 한국에서 독도문제와 관련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다.

한국 정부는 독도와 관련한 일본의 분쟁화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2006년 4월 18일 유엔해양법협약 제298조 1항에 의거하여 협약상의 강제분쟁해결절차를 선택적으로 배제하는 선언을 기탁한 바 있다.9 유엔해양법협약은 당해 협약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분쟁이 있을 때 일방 당사국이 타방 당사국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중재재판소, 특별중재재판소,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혹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분쟁을 회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당해 선언을 기탁함으로써 일정 사항에 대해서는 이러한 일방적 분쟁 회부가 배제되는 효과가 발생한다.10

한국의 선언이 있은 직후 중국 역시 2006년 8월 25일 한국 정부와 유사한 강제분쟁해결절차 배제선언을 하였다.11 이러한 선언의 결과 한중 간에는 해양경계획정 분쟁 즉 영해, 대륙붕이나 배타적경제수역의 경계획정 분쟁은 협약상의 강제분쟁해결절차에 회부할 수 있는 길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말았다. 결국 양국이 해양경계획정과 관련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심지어 일방이 합의 성립에 불성실할 경우에도 이를 법적 구속력이 있는 분쟁해결절차라 할 수 있는 중재재판소, 특별중재재판소,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는 물론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일방적으로 회부할 수 없다. 설사 한국이 이 선언을 철회하더라도 중국이 자신의 선언을 철회하지 않는 한 강제절차를 원용할 수 없다. 물론 일방적 회부가 아니라 양국이 합의할 경우 국제재판소에 부탁하는 방법은 남아 있는 셈이지만 과연 중국이 이에 합의할지는 의문이다.

3. 이어도 문제가 중국 인근 도서 영유권과 주변 해양 관할권을 둘러싼 중국의 공세적 태도의 연장선상에서 전개되는 것을 항상 경계하고 대비하되, 법적 문제를 정치적 쟁점화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최근 언론에서는 연일 중국의 도서 영유권과 남중국해에서의 해양관할권 확대에 대한 공세적 중국의 입장과 태도를 보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어도 문제 역시 서구에서 “공세적(assertive)”이라고 묘사하고 있는 인근 도서 영유권과 주변 해양관할권에 대한 중국 입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문제인가? 흔히 도서의 영유권 분쟁과 해양관할권에 관한 분쟁은 대표적인 법적 분쟁(legal dispute)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쟁은 전개 양상과 분쟁해결의 결과가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경우 정치적인 측면은 물론 경제적 측면까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대표적인 다면적 분쟁이다.

그렇다면 과연 중일 간의 조어도/센카쿠 열도 분쟁, 남중국해에서의 도서 영유권 및 해양관할권 분쟁 등에서 나타난 중국의 공세12가 이어도로 연장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에 대응해야 할 한국과 일본도 현상유지 내지 관리의 차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게임에 뛰어 들 수밖에 없는 위치에 서게 되어 한중일 간에는 도서와 배타적경제수역 내지 대륙붕을 두고 매우 복잡한 상호연관성을 지닌 게임이 새롭게 형성되고 진행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물론 북한과의 NLL문제까지 겹치게 된다면 더 더욱 복잡한 게임이 시작되는 셈이다.

필자는 우선 중국의 신화통신 보도에 인용된 인터뷰 내용 자체는 법적 측면에서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의 공세가 이어도로 연장되는 것은 항상 경계하고 대비하되, 우리가 애써 이를 정치쟁점화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

첫째, 중국이 정기 순찰 대상 해역에 이어도를 포함한다는 말은 이어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한다는 의미로 확대해석 될 수는 없는 표현이다. 또한 실제 순찰 대상 해역에 이어도 수역을 포함하고 순찰을 시행한다면 역으로 우리도 우리의 권원의 최대한계인 200해리까지를 우리의 순찰 대상 해역으로 두어도 좋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러한 중국의 행동은 군사적 정치적 측면에서 중국을 오히려 더 곤란하게 할 수도 있다. 극단적인 예로 중국이 이어도 문제를 들먹이며 가상 중간선을 넘어 이어도 주변 수역까지 실제로 순찰임무를 수행할 경우 우리도 가상 중간선을 넘어 중국 측 해역에서 미국과 연합해상훈련을 하겠다고 한다면 중국은 가만히 있을 것인가? 만약 이에 대해 중국 측이 항의한다면 가상 중간선을 넘어 이어도 수역을 정찰 대상 하에 두겠다는 의도와는 모순되는 상황에 빠지는 셈이다. 따라서 한미 간의 군사적 동맹을 염두에 둘 경우 중국 국가해양국장이 이러한 파장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서도 의도적으로 그런 발언하였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둘째, 우리 정부도 이렇게 논란이 확대되어 다분히 정치적인 새로운 현상타파 게임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12일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이어도 문제는 양국간 배타적경계수역 경계획정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고 하면서 경계획정 회담의 재개를 공식 제안한 것은 당해 사안을 법적 문제로 제한하고자 하는 의도이므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국내 사정은 총선 정국과 맞물려 국익에 중요한 민감한 사안이 해결의 기초가 되는 법적 쟁점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되지 않고 다른 사안과 불필요하게 관련되면서 국론이 분열되고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

셋째, 중국이 이를 남중국해에서의 문제와 센카쿠 열도/조어도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들과 이어도 문제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왜냐하면 이어도는 눈에 보이는 도서에 대한 영유권 분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수중암초에 불과한 이어도에 대해 여러 조치를 취한다면, 서구는 이어도와 그 주변 수역을 중국의 공세성(assertiveness)을 가장 잘 표출해 주는 상징물로 원용할 가능성이 높다.

4. 중국과의 해양경계획정은 합의를 통해서만 가능하기에 끊임없이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고 나와야 하며, 이어도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국내외에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이어도 논란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여러 전문가들의 견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법학자들의 분석도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다. 중론은 이어도 문제의 배경에는 주변 해역에 존재하는 풍부한 어족자원과 천연자원의 매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어도 문제는 배타적경제수역 내지 대륙붕의 경계획정 문제로 귀속되는 법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중국의 야욕과 관련해서 법적으로 접근할 경우 중국이 이어도 문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논거는 대륙붕과 관련한 육지영토의 자연적 연장설에 기초할 수 밖에 없으므로 관련 국제법과 국제재판소 판례에 기초할 경우 한국과 매우 불리한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

법적으로 이렇게 불리한 싸움에도 불구하고 이어도에 대한 중국의 딴지걸기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이어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더구나 법적으로도 현 단계에서 중국이 해양경계획정과 관련한 합의를 해주지 않더라도 심지어 적극적으로 해양경계획정 협상에 나서지 않더라도 현상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여러 정치적 목적으로 이어도 관할권에 대한 딴지 걸기를 지속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궁극적으로는 중국을 설득하여 최종적인 해양 경계획정을 달성하는 것이 문제 해결(solution)의 근본적 방안이지만 해결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경우 문제를 관리(management)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여러 국내 국제법학자의 논의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법과 판례에 따를 경우 한중간의 해양경계선은 중간선에 가까울 것이며 중간선에 약간의 수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어도 수역을 중국에 내줄 만큼 수정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국제법과 국제재판소의 판례에 기초하여 한국이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해양경계획정에 합의해 주리라는 예측은 순진한 생각이다. 더구나 천연자원의 매장가능성이 현실로 확정되는 순간 양국관계는 일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으로 악화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어도와 관련하여서는 독도문제와 달리 다음과 같은 우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상업적 가치가 높은 자원의 매장가능성이 사실로 판명되기 이전에 중국을 지속적으로 설득하여 해양경계획정 협상테이블로 끌고 와서 종국적인 해양경계획정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행 국제법상으로는 합의가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해양경계선이 없는 경우 양국이 부담해야 할 사회적 경제적 비용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도 주력해야 한다. 혹자는 중국에게 국제재판소에 가서 해결하자는 주장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중국이 응해 줄 가능성이 희박하다. 더구나 독도문제는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자는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이어도 문제는 분쟁의 존재를 인정하여 우리가 적극적으로 국제재판소로 가자고 한다면, 제3자에게는 상호모순적 행동으로 비추어 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주장의 득실에 대해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

둘째, 중국의 이어도 주변 수역에 대한 관할권 주장의 배경에 또 다른 중국의 중요한 국가이익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혹자는 중국이 해양굴기를 위해 대양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이어도가 위치하며 여기에 있는 우리의 종합해양과학기지가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경우 중국의 국가이익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한 확인과 대비가 필요하며, 그렇다면 일본의 오키노도리시마 문제와 이를 둘러싼 합종연횡과 비교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문제의 해결 방안이 명확하게 무엇인지가 확정되었다면 중국의 정치적 의도에 기반한 딴지걸기에 쉽게 휘말려서는 곤란하다. 우왕좌왕하는 국민과 정치권을 위해서라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 대해서도 이어도 문제에 대한 우리의 공식적 입장을 확립하여 이를 공격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넷째, 우리는 1996년 유엔해양법협약을 비준하고 제정한 배타적경제수역법13 제5조를 통해 “대한민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권리는 대한민국과 관계국 간에 별도의 합의가 없는 경우 대한민국과 관계국의 중간선 바깥쪽 수역에서는 행사하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주변국과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가상의 중간선 이원에서는 권리행사를 자제하는 정책을 지금까지 수행해 왔다. 중국이 가상 중간선을 넘어 이어도 수역까지 권리행사를 하겠다는 의도를 공공연하게 내비친다면 사실상 불필요한 권리행사 자제를 규정하고 있는 관련 조문의 과감한 삭제를 통해 확고한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도 있다. 즉 이러한 입법 정비를 통해 이어도에 대한 딴지걸기는, 중첩수역에서 중간선까지 권리행사를 자제해 온 한국 정부에 대해 도의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라는 점을 중국 정부에 각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 1

    유엔해양법협약 제121조는 1항에서 섬을 “바닷물로 둘러싸여 있으며, 밀물일 때에도 수면위에 있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육지지역”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3항에서 “인간이 거주할 수 없거나 독자적인 경 제활동을 유지할 수 없는 암석은 배타적경제수역이나 대륙붕을 가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2

    유엔해양법협약 제6조 암초(reef)는 “환초상에 위치한 섬 또는 가장자리에 암초를 가진 섬의 경우 영해의 폭을 측정하기 위한 기선은 연안국이 공인한 해도상에 적절한 기호로 표시된 암초의 바다쪽 저조선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3

    유엔해양법협약 제13조 1항은 간조노출지를 “썰물일 때에는 물로 둘러싸여 물위에 노출되나 밀물일 때에는 물에 잠기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육지지역”이라 정의하고 있다.

  • 4

    당해 사건에서 국제사법재판소는 “다른 법규와 원칙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간조노출지는 영토 의 취득이라는 관점에서 섬이나 다른 육지영토와 완전히 유사한 것으로 취급될 수 없다”라고 판시하여 간조노출지의 영토성을 부인한 바 있다. 자세한 내용은 당해 사건 판결문 102쪽 참조. MaritimeDelimitation and Territorial Questions between Qatar and Bahrain, Merits, Judgment, ICJ Reports (2001), p. 102, para. 206

  • 5

    사우스 레지(South Ledge)는 페드라 브랑카(Pedra Branca) 섬으로부터 약 2.2해리 정도 떨어져 있 는 간조노출지로서 싱가포르는 이 사건에서 사우스 레지는 페드라 브랑카 섬의 속도라는 주장을 하였
    지만 국제사법재판소는 카타르 바레인 사건에서의 판결을 원용하면서 “간조노출지인 사우스 레지에 대한 영유권은 그것이 위치하고 있는 영해의 국가에 속한다”로 하여 간조노출의 영토성을 부인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당해 사건 판결문 99쪽에서부터 101쪽 참조. Sovereignty over Pedra Branca/Pulau Batu Puteh, Middle Rocks and South Ledge (Malaysia/Singapore), Judgment, ICJ Reports (2008), pp. 99-101, paras. 291-9. 따라서 간조노출지로도 볼 수 없는 이어도의 영토성은 전혀 인정될 수 없다.

  • 6

    유엔해양법협약 제74조 1항 “서로 마주보고 있거나 인접한 연안을 가진 국가간의 배타적경제수역 경계획정은 공평한 해결에 이르기 위하여, 국제사법재판소규정 제38조에 언급된 국제법을 기초로 하 는 합의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 7

    유엔해양법협약 제15조 “두 국가의 해안이 서로 마주보고 있거나 인접하고 있는 경우, 양국간 달리 합의하지 않는 한 양국의 각각의 영해 기선상의 가장 가까운 점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모든 점을
    연결한 중간선 밖으로 영해를 확장할 수 없다. 다만, 위의 규정은 역사적 권원이나 그 밖의 특별한 사 정에 의하여 이와 다른 방법으로 양국의 영해의 경계를 획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 8

    당해 사건에서 국제사법재판소는 “영속적인 해양경계의 설정은 아주 중대한 문제이고, 합의는 쉽게 추정되지 않는다”라고 하였으며, 심지어 “일정기간동안 편의를 위한 잠정경계선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선은 국제적인 경계선과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당해 사건 판결문 735쪽 참조.Territorial and Maritime Dispute between Nicaragua and Honduras in the Caribbean Sea (Nicaragua
    v. Honduras), Judgment, ICJ Reports (2007), p. 735, para. 253.

  • 9

    당해 선언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대한민국은 협약 제298조제1항에 따라 협약 제298조제1항 (a)호·(b)호 및 ©호에 언급된 모 든 범주의 분쟁에 관하여 협약 제15부제2절에 규정된 모든 절차를 수락하지 아니함을 선언한다.
    2. 현재의 선언은 즉시 유효하다.
    3. 현재 선언의 어느 부분도 대한민국이 다른 당사국간 분쟁에 대한 결정에 의하여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법률적 성질의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여기는 경우, 대한민국이 동 협약 제287조에 언급된 재판소에 소송 참가 허가를 요청할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 10

    강제절차 배제선언의 효력과 우리에 미치는 영향은 필자의 졸고인 신창훈, “일본의 동해 측량/조사 계획 사건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 서울국제법연구 제13권 1호 (2006), pp. 176-182 참조.

  • 11

    중국의 선언문은 다음과 같다.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협약 제298조제1항 (a)호·(b)호 및 (c)호에 언급된 모든 범주의 분쟁에 관하여 협약 제15부제2절에 규정된 모든 절차를 수락하지 아니함을 협약 제298조에 따라 선언한다.”

  • 12

    중국의 공세성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소위 “U-Shaped Line”은 사실 국민당정부 시절 때 제작된 관찬 지도에 처음으로 나타났다. Jinming Li & Dexia Li, “The Dotted Line on the Chinese Map of the South China Sea: A Note”, 34 Ocean Development and International Law 289 (2003), p. 290. 그러나 이 선을 주변국에 대해 역사적 권원에 기초하여 주장하 기 시작한 것은 바로 중국인민공화국 정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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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법은 우리나라가 1996년 1월 29일 유엔해양법협약의 비준서를 유엔에 기탁한 직후 관련 조문을 이행하기 위해 1996년 8월 8일 법률 제5151호로 제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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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훈
신창훈

글로벌 거버넌스센터

신창훈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글로벌 거버넌스센터 국제법 및 분쟁해결프로그램, 핵정책기술프로그램 연구위원이다. 서울대에서 전기공학사, 법학 석사,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법학 박사를 수여받았다. 주요 연구분야는 국제법 일반이론, 해양법, 분쟁해결절차, 국제환경법, 국제인도법, 대량살상무기 관련 국제조약 등이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국제해사기구(IMO)에서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방지를 위한 런던의정서에 의해 설립된 준수그룹의 위원으로도 활동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