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활동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은 지난 11월 3일(목) 스티븐 세스타노비치(Stephen Sestanovich) 미국외교협회(CFR) 러시아•유라시아 지역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을 초청해 ‘전략적 축소: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 재검토’를 주제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세스타노비치 박사는 미 국무부 정책보좌관(1980-1981), 주 소련 미국대사(1997-2010)를 역임한 바 있으며 최근 미국 외교정책에 관련된 저서 <맥시멀리즘: 트루먼부터 오바마까지 세계 속의 미국(Maximalist: America in the World from Truman to Obama, 2014)>를 발간했다.

세스타노비치 박사는 미국 외교정책의 변화 패턴을 ‘극단적인 팽창(maximalism)’과 ‘급격한 위축(retrenchment)’ 두 가지로 제시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국제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뒤에는 늘 ‘위축의 시기’가 닥쳤다고 설명했다. 6.25 전쟁, 베트남 전쟁, 냉전, 부시 정부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같은 ‘팽창기’가 지난 뒤 국방 예산이 삭감되고 국제사회 약속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며 국내 문제가 강조됐다. 그러나 이후 이 같은 축소지향적이고 지속 가능한 외교정책을 ‘정기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가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 오바마 정부의 정책은 현재 위축 단계에 있다. 다만 세스타노비치 박사는 “이런 순환 양상은 분명한 듯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견해는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국 외교정책의 연속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고 심지어 그걸 미덕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교정책의 변화 양상은 일반적으로 당면한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와 관련된다. 스테파노비치 박사는 ‘극단적 팽창’이 작동하는 시기나 조건으로 4가지를 꼽았다.

1)타국의 기여가 크지 않은 영역에서 미국의 일방주의가 확대될 때
2)메커니즘이 부적절하여 국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3)어중간한 방법으론 해결되지 않는 이슈를 완전히 해소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때
4)미국 여론이 하나의 이슈에 장기적으로 집중하지 않고 여러 이슈를 단기적으로 조명할 때

세스타노비치 박사는 위축 단계가 확장 이후 ‘정신을 차리는 단계(sobering up period)’에 온다고 설명한다. 위축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고립주의자들의 등장, ‘지속 가능’하며 ‘장기적’인 외교정책에 대한 반복적 강조, 강력한 의사 결정자의 존재, 정책 결정에서 이데올로기적 요소의 배제, 적대 세력과 안정적 관계를 만들어 낼 새로운 방안 제시 등이다. ‘위축’을 주장하는 대통령들은 임기 초 인기를 끌고 보통 재선되지만, 두 번째 임기에서는 장기적 정책 결정에 대한 비판과 마주하게 된다. 게다가 자신의 정책을 더 이상 ‘진취적’으로 설명할 수 없게 되면서 대통령들은 외교정책 논쟁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위축 단계는 위기가 발생하면 종식되지만 모든 위기가 위축과 함께 끝나지는 않는다”고 세스타노비치 박사는 지적했다.

동아시아의 동맹국과 적대 세력이 미국에 던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세스타노비치 박사는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적극성을 강화하는 정부가 차기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이 같은 ‘행동주의 노선’은, 즉각적인 ‘힘’을 재투입 할 필요가 없는 유럽과 중동, 아시아 지역에 대해 미국이 강력하게 공약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것이다. 물론 차기 정부가 위축 기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국방 예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책을 선별적으로 전략화 할 가능성도 있다. 차기 정부에서 중심 기조와 이데올로기가 무엇이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는 “동맹국들은 미국의 정책 양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미국의 논쟁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임기 첫 해가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세스타노비치 박사는 ‘아메리칸 블록’의 미래에 대하여 “이 블록에서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들이 미국의 국제주의적 행동과 정책의 근간이 된다”며 “궁극적으로 일방주의는 지속될 수 없으며 미국은 동맹과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시: 2015년 11월 3일(화), 오후 3:00-5:00
장소: 아산정책연구원 2층 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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