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2014년 3월 만료 예정이었던 한미원자력협력협정이 우리나라와 미국의 동 협정 개정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2년간 연장되었으며, 협정의 개정 여부는 올 한해 양국의 의견차이가 얼마나 좁혀질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4월 25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 방한 시 양국 정상은 평화적인 원자력 협력 분야에서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여 동 협정 개정에 대한 희망적인 기대를 하게 하고 있으나, 장기간의 입장 차이가 있었던 만큼 구체적인 개정안 도출은 쉽지 않은 과정일 것이라 예측된다.

협정과 관련된 주요 쟁점은 핵연료주기와 관련되어 있다. 원자력 기술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핵연료의 생산, 가공, 성형 및 연소와 폐기물 처리에 이르는 전 단계를 핵연료주기라고 칭하는데, 국내 원자력산업은 발전에 필요한 핵연료의 가공과 관련된 중간단계, 즉 연료 성형가공과 발전소 내 연소만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핵주기의 앞부분과 뒷부분인 선행핵주기와 후행핵주기는 수행하고 있지 않다. 한국은 한미원자력협력협정 개정 과정에서 선행핵주기인 연료용 저농축 능력과 후행핵주기인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관련된 권리를 확보하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은 핵비확산원칙 등을 이유로 한국이 요구하는 권리의 확장을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림. 핵연료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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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은 양측의 입장 차이만큼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2년 연장 시효는 양국 의회의 비준에 걸리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그리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한 측의 일방적 주장대로 마무리될 수 없는 협상의 본질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협상의 목표, 대안, 전략 등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며 협력협정 개정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와 우리의 기술적경제적 현실에 기반한 협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1. 한국과 미국의 주요 입장 차이

협상의 주된 쟁점은 핵연료의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 있는데, 농축과 재처리 능력은 원자력발전에 있어 필수적인 동시에 핵무기 생산 능력과 직결되는 요소이므로2 경제적, 기술적, 정치적으로 한미 양국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1) 경제적 측면

주된 경제적 이슈는 우리나라가 확보하고자 하는 기술이나 시설이 경제적 이득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경제적 이득이 발생할 것이 명백한 상황이라면 미국이 자국의 비확산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관련 기술 및 시설의 확보를 막을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에 중요한 이슈라 할 수 있다. 경제적인 측면은 주로 핵연료 농축과 관련하여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 원자로 주요 수출국이며, 세계 5대 원자력 발전 국가로서3 핵연료의 안정적 공급과 경제성 확보를 위해 우라늄 저농축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4

우리나라가 주장하고 있는 경제적 이득의 첫 번째 이유는 핵연료 농축의 경우 국내에서 기술 및 시설을 확보하여 가동할 경우 농축 우라늄 수입 대비 경제성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해외 원전 수출 시 완성된 핵연료주기로 연료 공급을 보장하여 프랑스, 일본 등 경쟁국 대비 기술적 약점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UAE 원자로 수출 컨소시엄의 예와 같이 미국 원자력 산업체와의 동반 시장진출을 통해 미국에 대한 고용증가 및 경제적 이득도 가능함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 UAE 원전 수출 시 파트너인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통한 미국의 고용창출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핵연료 공급이 원활한 점과 Urenco와 같은 우라늄 농축회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점 등을 예로 들어 한국 내 농축시설 보유에 대한 경제성이 없음을 주장하고 있으며, 핵연료 공급 보장을 위한 측면에서 외국 회사에 대한 지분참여 등을 권장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핵연료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새로운 핵연료 농축시설의 건립과 운영을 통한 경제적 편익 창출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할 수 있다. 완성된 핵연료주기를 통한 원자력산업의 수출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원자력발전소 수출이 단가 경쟁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원자력발전소 수출 경쟁의 한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막연한 논점은 명백한 경제적 관점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기에 경제성을 두고 양국은 평행선을 달리며 논쟁을 지속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중점을 두어 개발하고 있는 기술방식인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이 아직 경제성을 논할 수준의 단계가 아니므로 경제적 논점에서는 벗어나 있다.

2) 기술적 측면

핵연료농축과 관련한 양측의 쟁점이 경제적인 측면이라면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관련해서는 기술적 측면이 주요 쟁점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1956년 최초의 상업용 원전5 건설 이후 60여 년이 지난 현재 원자력기술이 발전을 거듭하고는 있으나,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및 처분과 관련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최적의 해결방안이 도출되어 있지 않다. 사용후핵연료는 핵연료의 특성상 높은 방사능 준위의 핵물질로 구성되어 있고, 고열을 방출하므로 안정적인 처리와 처분을 위해 지속적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사용후핵연료는 천연우라늄 정도의 U-235 함유량을 포함하므로 이의 재처리를 통해 우라늄을 회수하여 사용하기도 하며, 폐기물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 화학적인 재처리방식을 활용하는 데 이러한 습식 재처리방식은 무기용 플루토늄 추출이 용이하므로 미국은 자국과 원자력협력협정을 맺는 국가 중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미국산 기술 및 물질과 관련된 재처리를 금지하는 내용을 협정에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사전 동의나 허락 없이 농축 및 재처리를 금지하는 내용이 협정에 포함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개정을 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폐기물 처리방식은 파이로프로세싱으로 건식재처리방식을 이용하여 사용후핵연료 내의 U-238, Pu-239를 고속증식로의 원료로 사용하고, 고준위 폐기물의 부피를 줄이는 방식을 연구 중이다. 이 방식을 통해서는 직접적으로 순수 플루토늄 추출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우리나라는 이를 비확산기술로 주장하며 동 기술의 개발과 공정을 위한 폐기물 처리 사전 승인을 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4년 사용후핵연료 저장조가 포화상태에 이르는 등,6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처리가 시급한 점을 앞세워 건식재처리 방식인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한 폭넓은 사전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은 파이로프로세싱의 경우도 몇 단계의 공정을 더 거치면 역시 플루토늄의 추출이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이 기술 또한 재처리 방식의 한가지로 치부하고 있다. 또한, 동 기술은 현재 미국 측과 공동연구 중이며 완성된 기술이 아니므로 사전 동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이로프로세싱과 관련된 연구는 진행 중이며 동 기술의 발전단계가 아직 기술의 비확산성 및 성공 가능성 등에 대해 확신할 단계가 아니므로 동 기술과 관련된 사전 승인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 정치적 측면

정치적으로는 전 세계에 걸쳐 ‘핵비확산’ 원칙을 고수하려는 미국과 핵주기와 관련하여 평화적 이용에 관한 한 ‘주권회복’을 바라는 한국의 입장 차로 협상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는 핵비확산 측면에서 금지한다는 원칙과 더불어 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근거로 한국 내 농축 및 재처리시설 허용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의 경우 핵 없는 세상을 주장하며 핵안보정상회의를 이끄는 등 핵비확산과 관련하여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한미원자력협력협정의 선진적 개정’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7 박근혜 대통령의 한미원자력협력협정에 대한 원칙은 첫째, 사용 후 연료 저장시설 확보, 둘째, 안정적인 농축우라늄 연료 접근, 셋째, 세계원전 건설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 확보이다. 따라서 양국 정상의 동 협정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 차이 또한 앞서 제시된 경제적․기술적 측면에서의 차이와 마찬가지로 평행한 간극을 유지하고 있다.

2. 경쟁 관계의 이슈들

한미원자력협력협정 개정협상의 진전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상기 기술된 경제적, 기술적, 정치적 문제에 대한 양국의 관점차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슈들을 해결하고 합의점을 도출하려면 어떠한 방정식이 필요할 것인지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경쟁하는 두 요소는 원칙 대 실익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어젠다인 ‘핵위협이 없는 세상’을 위해서 핵비확산은 미국이 고수해야 하는 정치적 원칙이다. 반면 우리나라와의 협력은 침체된 미국 원자력산업과 수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세계 원자력계 전반에 걸친 미국의 영향력 감소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원자력발전소를 지속적으로 건설 및 수출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기간이 오래 지속되면서 기술적 능력과 인력 유지가 불가능한 단계에 이르렀으며 이로 인해 전 세계 원자력 산업과 기술력에 대한 주도권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원자력이라는 거대 산업과 기술에 대한 영향력은 우리나라와 같이 우호적이고 활동적인 국가와 파트너십하에 유지될 수 있을 것이므로 이러한 실익의 부각은 핵비확산 원칙과 경쟁 관계의 요소일 수 있다.

두 번째 경쟁적 요소는 원칙 대 신뢰이다. 한국은 미국과 오랜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는 원자력산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을 양국 동맹관계의 시험대로 보는 시각도 존재할 만큼 양국은 군사 및 경제 등 많은 측면에서 전략적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그 동안 동북아 이외의 지역에서도 미국의 행동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등 친밀한 군사적 동맹을 유지해왔고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미국의 비확산정책에 대해서도 적극적 지지를 표명해왔다. 따라서 미국이 과거 일본에 대한 농축 및 재처리 능력 보유 인정, 비확산정책에 반하는 국가인 인도와의 원자력협력협정을 체결한 점 등은 한국과 미국의 전략적 동맹과 상호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신뢰를 시험하는 무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적 접근을 위해서는 동 협정 이외에도 다수의 전략적 동맹관계와 상호 교환 가능한 어젠다를 모두 포함하여 고려해야 하므로 매우 복잡하고 다면적인 계산이 필요하다.

3. 장기적 고려요인

한미원자력협력협정은 지난 40년간 유지8되어 왔으며 우리나라의 원자력산업은 그 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주요 전력생산원이자 수출산업이 되었다. 장기간의 협정 기간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경제적, 기술적, 정치적 요인들과 더불어 한미원자력협력협정이 우리에게 중요하게 부각되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원자력 분야는 국내 전력 생산의 20~30%를 책임져야 하는 주요 에너지원이다. 따라서 주요 에너지원으로서의 원자력이 향후 어느 정도 동안 역할을 해나갈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대체 에너지원 부상에 따라 원자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하고 사용후핵연료 양이 급격하게 누적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다소 느슨한 협상 전략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전력 공급 전망은 셰일가스와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의 부상과 전 세계 에너지시장으로의 영향, 신재생 에너지의 대규모 전력 공급원으로서의 기술발전 가능성 등과 더불어 장기적인 안목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상반되는 고려요인은 환경문제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겨울에 이어 올봄까지 지속해서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공기 오염과 기후변화 문제 등으로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제한 강화와 운송수단에 대한 규제도 함께 진행될 수 있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 증가는 다시 비화석연료 방식의 전력 생산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체 에너지원으로써 원자력의 역할이 주목 받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시장 확보 경쟁이 가속화된다면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핵주기 능력 핸디캡이 더 큰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4. 무엇을 먼저 결정할 것인가?

지난 협상 과정에서 우리는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논점을 유지하기보다는 핵주권이나 일본, 인도 대비 불균등한 미국 외교정책을 강조한 측면이 있었으나 협정개정에 성공적이지 못하였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냉철한 현실분석을 기반으로 최대한 실익을 추구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앞서 제시된 바와 같이 협정개정에는 많은 고려요인이 존재하지만 모든 내용을 포함할 수는 없으므로 협정개정을 통해 얻고자 하는 구체적 목표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국내적 여건으로 보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이 2024년에 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정부는 올해 사용후핵연료 저장 및 처분을 위한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하여 2014년 12월까지 관리방안에 대한 권고안을 도출할 계획으로 있다.9 또한 국내외적, 장단기적으로 우리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따져볼 때 한미원자력협력협정의 개정에 대해 아래 목표 중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과 중점 추구할 방향을 기반으로 하나를 선택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1) 사용후핵연료 문제의 시급한 해결 목표

해결해야 할 최우선의 목표를 사용후핵연료 처리 및 처분으로 정한 후 이번 협상에서 단번에 핵주기 권리확보를 목표로 하지 않고 폐기물 부피 감소에 집중하는 방안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어떤 형태의 변형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연구개발 중인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의 경우 전처리, 전해환원, 전해정련, 전해제련 등의 과정10을 거치게 되는데, 파이로프로세싱의 핵심공정은 전해정련이지만 이는 아직 연구개발 중이며 비확산기술 여부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전 단계인 전해환원 과정은 세슘, 스트론튬과 같은 고방사능, 고열 방출 핵종들이 다수 분리되는 단계로써 장기간 처분대상이 되는 고준위 폐기물의 부피를 상당 부분 감소시킬 수 있지만,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분리는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핵비확산성을 훼손하지 않는다. 따라서 최소한의 사전동의 대상을 사용후핵연료 전해환원으로 정하고 기술의 발전 추이를 고려하여 이후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는 방안을 채택할 수 있을 것이다. 농축과 관련해서는 내수용과 수출용 모두 핵연료의 안정적 공급이 보장되는 것이 필요하며, 다자간협력이나 해외 농축회사 지분 확보 등을 통한 우회적 연료 공급 안전성 확보 등을 채택할 수도 있다.

2) 핵주기 권리확보 목표

전 세계적 원자력산업의 확장과 무한경쟁 예측 시나리오 하에서 약점 없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선행 및 후행 핵주기 모두에 대한 사전동의 및 승인을 추구하는 목표로써 이를 추구할 경우 조속한 협상타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목표하에서는 현 상태의 지지부진한 협상 과정을 유지해 나가면서 세계시장의 판도 변화에 따라 적극적으로 협상을 재개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협력협정의 재연장이 실패할 수 있는 위험성도 안고 있다. 만약 핵주기 권리확보 목표 하에 단시간 내의 협상 완료를 추구한다면 양측 모두 수긍할 수 있는 핵주기 권리와 맞바꿀 다른 협상카드가 필요할 것인데, 이 경우 핵주기 권리확보가 그 정도로 절실하고 우리나라에 실익이 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

5. 결론

오바마 대통령 방한 이후 발표된 한미 관계 현황 공동 설명서11에는 동 협정 개정과 관련하여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 사용후핵연료 관리, 세계 원자력 시장에서의 경쟁력 증진 등 민간 원자력 에너지 이용과 관련된 한국의 중점 관심 사안에 부응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협정 개정에 긍정적인 기대를 하게 한다. 우리나라 원자력의 위상은 국가 에너지 안보의 한 축이며, 이 때문에 한미원자력협력협정의 개정도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진행될 동 협정개정 노력은 냉철한 기술적·경제적 현실과 자료를 기반으로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하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23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원자력발전소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관련한 선진국이자 공급국이며 장기적 관점에서 원자력발전에 의한 환경문제 해결에 있어 책임을 져야 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핵연료의 안전한 장기보관방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가능한 적은 양의 폐기물만이 남겨지도록 폐기물 처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국가이다. 그러나 현재의 여건으로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에서 나오는 전력으로 인한 이득만을 취하고, 폐기물과 관련한 책임과 의무 및 권리가 면제된 상황이다. 또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려는 국가가 증가하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핵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원자력협력협정 개정과정에서는 실익을 추구함과 동시에 책임 있는 원전 공급국으로서의 역할과 책무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 1

    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 http://cms.khnp.co.kr.

  • 2

    무기용 우라늄은 농축을 통해, 무기용 플루토늄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확보된다.

  • 3

    2014년 2월 기준 미국 100기, 프랑스 58기, 일본 48기, 러시아 33기, 한국 23기의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만 핵주기 능력 미보유

  • 4

    핵연료로 사용되는 U-235의 천연우라늄 내 함유량은 약 0.7%이며, 이를 2~5%로 농축하여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 5

    영국 셀라필드 원자력단지 내의 콜더홀 원자력발전소는 세계 최초로 상업 목적의 전력을 생산하였다.

  • 6

    정부는 2016년으로 예측되던 사용후핵연료 포화시점을 원전 내 저장시설 확충 등으로 2024년으로 연장하였다.

  • 7

    2014년 3월 29일 밥 코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 접견.

  • 8

    1973년 3월 19일 발효

  • 9

    https://www.pecos.go.kr/.

  • 10

    원자력연감, 원자력산업회의 발간자료

  • 11

    2014. 4. 25 외교부

 

About Experts

박지영
박지영

글로벌 거버넌스센터 / 과학기술정책프로그램, 핵정책기술프로그램

박지영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글로벌 거버넌스센터장이며 과학기술정책프로그램, 핵정책기술프로그램 선임연구위원이다. 서울대학교에서 핵공학 학사와 석사, 미국 University of Michigan에서 핵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서울대학교 정책학 석사학위도 취득하였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재직하였으며 R&D 타당성조사 센터장을 역임하였다. 주요연구분야는 핵정책, 근거중심 과학기술정책, 과학기술과 안보정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