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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8월 한국과 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최대의 위기상황 속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의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악화된 한중관계 복원 아니면 더욱 악화되는 계기가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었다. 회담결과를 보면 정면충돌이나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처럼 보이나 한국과 중국간 사드 문제에 관한 절충점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사드 문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알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을 보면 박 대통령에게도 비슷한 입장으로 전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어쩌면 더 심각한 경고를 했다고도 볼 수 있다. 공개석상에서 시진핑 주석은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말을 통해 한국의 독립운동에 대한 과거 중국의 지원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오늘날 한국이 있게 된 것은 중국 덕분이니까 과거를 망각하지 말고 배은망덕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날린 셈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 결정을 중국에 대한 배신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말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두 정상간 사드 문제를 두고 진솔한 대화가 있었던 것이 정상회담의 성과이며 앞으로 전략적 소통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중 관계발전이 역사적 대세이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는 점에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공감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설명처럼 이번 정상회담이 이견 해소를 위한 대화의 시작이라는 평가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이런 말들은 정상회담의 성과로 내세울 만한 내용이 별로 없는 경우이거나 이견이 심했을 경우에 이를 커버하기 위해 사용되곤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은 이번 박-시 정상회담이 쉽지 않았고 이견을 좁히거나 이해를 확보함에 있어서 진전이 없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외면적으로 보여진 모양새(optics)는 그리 나쁘지는 않았고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사실일 것이나, 후속대화에서 중국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거나 이견을 좁히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이미 시진핑 주석이 사드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어떤 종류나 수준의 대화에서도 중국의 입장은 변할 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더 강경하게 나올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국내에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사드 배치의 속도를 조절하자는 “사드 배치 속도 조절론”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배치 속도를 조절한다고 해서 중국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국내 분란만을 키우고 중국의 대한반도 영향력을 확인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국가의 생존과 국민의 생명에 관한 문제에서는 양보가 없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전달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후속대화에서는 보다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 우리가 처한 상황이 절박하다는 점을 밝혔다. 후속대화에서도 우리의 결정이 물러설 수 없는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처해야 한다. 접점을 찾기 위해 물러서는 듯한 인상을 줄 때 건강한 한중관계를 기대할 수는 없다. 물론 일부에서는 한중관계가 파국으로 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할 것이다. 사드 배치 결정이후 한중관계가 나빠졌고, 중국의 보복도 있기는 했지만 파국에 이르지는 않았다. 중국도 사드 문제로 인해 한중관계가 파국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기에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을 필요로 하는 만큼 중국도 한국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

한중 정상회담 직후 북한이 노동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것은 우리의 사드 배치 결정의 타당성을 강화해준다. 북한은 결코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최대한 빨리 고도화를 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드가 더욱 필요하고 그것도 시급히 필요하다. 더욱 심각해지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신뢰할 수 있는 포괄적인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할 수 있는 지를 생각하는 추진해야 한다. 배치가 지연될수록 논란은 확산되고 추동력이 떨어지게 된다. 조건부 배치론, 속도 조절론 등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연장하는 것에 불과하다. 사드 배치를 조기에 완성하여 불가역적인 사항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국의 반발과 협박에 굴복할 경우 안 좋은 선례를 남기고 한중관계에서 우리는 영원한 “을”의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다.

* 본 블로그의 내용은 연구진들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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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최강

연구부문 부원장 ; 외교안보센터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부원장이자 수석연구위원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