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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이시바 시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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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0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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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안보정책에 대해 높은 식견을 지닌 한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 아산정책연구원의 연례회의에서 말씀드릴 기회를 얻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오늘의 주제인동맹의 현대화가 왜 지금 필요한지, 그것은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한일 양국이 국내외적으로 논의하고 도출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대해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안전보장을 둘러싼 다섯 가지 논점

 

(1) 북한에 대한 억제


일본 정부로서는 NPT 체제 유지의 관점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북한이 핵무기와 운반수단의 개발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핵 억제력이란 핵 전쟁에서 상대국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상대국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손해를 주는 것을 예측하게 만드는 것이며, 북한이 그것을 확신할 만한 능력을 갖게 되었을 때 동맹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민주주의 국가들은 설령 단 한 발이라도 자국을 겨냥한 핵미사일 요격에 실패하여 막대한 피해를 입는 것을 감당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북한이 포화공격 능력과 미사일을 고속적·변칙적으로 비행시키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는 지금, 이는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입니다.

애초에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미소 간 상호확증파괴와 같은 관리된 상호억제의 구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김정일 전 총서기는 일찍이북한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는 필요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현 체제의 유지가 국가의 최대 목표인 듯한 나라를 상대로 한 징벌적·보복적 억제가 완전히 유효하게 기능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핵 공격을 받더라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거나 혹은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미사일 방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대피시설을 정비하는 노력이 한층 더 요구됩니다.

징벌적 억제와 거부적 억제의 능력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한미일, 한일, 한미 간의 연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비약적으로 강화되어야 합니다.

 

(2) 핵공유


이러한 맥락에서 두 번째 논점으로 제기하고 싶은 것은 이른바 핵공유에 관한 논의입니다. 한국에서는 과거 냉전 시기에 미국의 핵배치를 수용했던 경위도 있어, 이것이 현실적인 정책 과제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국민의 70%가 핵보유를 지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핵공유란 NATO와 같이 동맹국의 기지에 미국의 핵무기를 평상시부터 배치해 두었다가, 유사시에는 동맹국의 운반수단을 사용해 실제 전장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동맹국은 핵의 소유권이나 관리권을 갖는 것이 아니고, 최종적인 사용 여부의 판단은 미국 대통령에게만 맡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물리적으로 핵무기를 동맹국이 배치하지 않더라도 핵사용에 이르는 의사결정 과정과 위험을 공유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핵공유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방식이 핵억제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일본에는핵무기를 만들지 않고, 갖지 않고, 반입하지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이 존재합니다. 유일한 피폭국인 일본에 있어서는 당연히 핵무기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습니다만, 핵무기 없는 세계를 성실히 추구하는 것과 핵전쟁 없는 세계를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 핵억제력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일을 양립시키지 않으면 안됩니다. 일본은 NPT 체제가 유지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기며, 이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하여 막강한 파괴력을 현실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본질적으로 바꾸어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 국내에서 핵보유 논의가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미일과 한미 핵억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자뿐만 아니라 한미일 3국 간 상시적으로 논의하고 의사소통할 체제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해 여러분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에서의 원잠 도입에 관한 논의에도 저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운용 구상을 하는지, 비용을 어떻게 추산하고 있는지, 그리고 중국의 반응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3) 대만해협 유사시 대응


만약 중국이 대만에 군사적 공격을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일본 영토에 대해서도 동시에 공격을 가하는 상황은 냉정하게 생각하면 상당히 가능성이 낮지 않을까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집요하고 강력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지만, NATO 가맹국에 대해서는 전혀 공격을 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NATO를 적으로 돌리면 승산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이고, 같은 상황이 중국과 대만의 관계에 있어서도 적용됩니다. 설령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일본까지 공격한다면 곧바로 미일동맹을 적으로 돌리게 됩니다. 일본에서는대만 유사는 일본 유사라는 논의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만약 중국이 일본에 대한 공격을 보류한 상황에서 일본이 이를 존립위기사태라고 인정하여 방위출동을 명령한다면, 그 조치가 오히려 먼저 전쟁을 일으킨 것은 일본이라고 국제사회가 받아들이는 것으로 연결되지 않을까요? (혹은 그 조치가 오히려 일본이 먼저 전쟁을 일으킨 것으로 국제사회에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한편 중국이 대만에 무력공격을 가하고, 미국이 이에 반격하는 상황이 되면, 아시아 유수의 전략 거점인 주일미군 기지는 전면 가동될 것입니다. 미일 안전보장조약 아래에서의 사전협의와 전투작전행동이 쟁점화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이 문제는 현실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최근 이란 정세와 관련하여 스페인 정부가 미군의 기지 사용을 거부한 사례가 이를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떤 판단을 해야 할까요? 미국 측으로부터 사전협의가 제기되었을 경우 이를 거부하는 선택지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중국으로부터 협박이 가해졌을 때 여론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현 시점에서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는 한국도 비슷한 결정을 요구받게 되지 않을까요? 그때는 북한의 움직임도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의 힘을 분산시키기 위해,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며, 그것은 중국의 이익과도 이어집니다. 가장 두려워해야 할 시나리오는 이처럼 해협 유사와 반도 유사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서라도 이러한 사태를 피하기 위해 전략적 연계를 심화해 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반도 유사에 있어서는 19개국이 참여하는 유엔군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주일유엔군기지 사용에 있어 유엔군지위협정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일본 국내에서도 인식의 공유가 필요합니다.

 

(4) 아시아판 NATO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NATO와 같은 집단방위 틀이 존재하지 않지만 미일·한미 동맹의 근대화나 참여국 간 연계 강화의 다음 단계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있어서, 그러한 틀의 구축을 지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첫째는 집단방위인 NATO형입니다.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을 다른 모든 나라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방위를 의무로 하여 공동행동을 취하는 틀입니다.

영토 문제를 안고 있는 국가는 가입할 수 없다는 사정이 있었던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만약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했더라면 러시아의 침략을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NATO의 확대가 러시아의 경계심을 키웠다는 견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지만, 냉전 후 많은 동유럽 국가와 북유럽 국가들이 NATO에 가입한 것은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이었지, 러시아를 침략하려는 의도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은 여기서 강조해 두고 싶습니다. 또한 미국·영국·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제시한 부다페스트 각서가 얼마나 무력했는지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는 NATO형과는 달리, 과거 소련처럼 잠재적 적국까지 모두 가입하는 지역적 미니 유엔과 같은 집단안보의 틀도 이론적으로는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곳에서 거부권과 같은 권리는 극히 제한된 형태여야 합니다.

셋째는 지역 전체의 대화를 진전시키고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OSCE형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미 아시아에는 ASEAN 지역포럼이 존재하며, 이를 강화할 여지는 충분하지만, 이것으로는 충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넷째는 미국과 안보조약을 체결한 국가들 사이의 가로 연계를 강화하고 장차 NATO적인 틀로 발전시켜 나가는 격자형 안보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며, 저는 20여 년 전부터 미일안보와 ANZUS 체제의 연계를 주장해 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국이나 필리핀도 포함되는 시나리오는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의 네 가지 틀은 각각 장단점이 있고 실현 가능성에서도 당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본 국내의 문제이지만 아베 내각에서 극히 한정적으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인정했음에도, 일본에서는 집단적 자위권의 전면적 행사나 집단안보에서의 무력 사용은 아직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종래 정부가 취해 온 헌법 해석, 즉 그러한 것을 인정하는 것은 헌법상 허용된 필요최소한도의 권한을 넘는 것입니다. 이는 헌법에 의해 금지된 전력인 육··공군을 보유하는 것이 된다는 생각에 근거한 것이지만, 명시적으로 헌법 개정을 하거나 안전보장기본법을 제정하고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에 대한 제약을 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제약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일본은 새로운 틀에 참여하기가 어렵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아시아판 NATO에 관한 세션도 마련되어 있고, 유의미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5) 한일 안보협력의 강화


지난해 9 3일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의 정상이 나란히 선 모습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갈수록 엄중해지는 서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 속에서 미국은 그 관심과 자원을 중동 지역에 나누어 써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란에서의 전투는 하루빨리 종식되어야 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특정 국가를 침략하는 것이 아니라, 중동의 석유 운송을 어렵게 함으로써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자위권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유엔 결의에 기반한 안보 조치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이 연합하여 대응해야 하며, 한일 양국이 함께 유엔에서 그 논의를 주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관점에서도 한일 간 긴밀한 연계는 지역과 세계의 평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며, 다음 한 걸음을 내딛는 것으로서 한일 ACSA의 체결은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도쿠가와 시대의 긴 쇄국 기간 동안 조선만을 유일한 예외로 두고 정식 국교를 유지했습니다. 주자학자 이퇴계(퇴계 이황)가 일본에 미친 영향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같은 안동 출신인 이퇴계(퇴계 이황)는 인간이 지켜야 할 도덕적 모습을 설파한 겸손한 인물이었습니다. 한일의 연계는 도덕적이고 보편적인 국제 사회의 모습을 항상 염두에 둔 것이기를 바랍니다.

지난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양국이 진지한 논의를 보다 심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손을 맞잡고 한층 더 그 역할을 해 나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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