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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중국 길들이기

작성자
Ben Forney
조회
9
작성일
17-01-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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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캘리포니아 주 로즈빌에서 리암 존스라는 이름의 생후 9개월 된 영아가 아기침대에서 잠을 자던 중 질식사한 사건이 있었다. 아기침대에 설치되어 있던 불량품 걸쇠(latch)가 저절로 열리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2007년 오하이오 주 톨레도에 거주하는 르로이 허블리씨의 아내와 아들은 불순물에 오염된 혈액 항응고제 헤파린을 투여 받은 후 사망했다. 그 다음해 영국 레디치에서는 또 다른 생후 9개월의 영아 아치 로이드-베넷이 디메틸푸마레이트라는 강력한 화학물질을 사용해 제작한 소파에 앉았다가 심한 화상을 입었다.

이 사건은 모두 두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기침대, 약물, 소파는 ①모두 중국산이었으며, ②2011년 출간된 책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그날(Death by China)’에 언급되어 있다.1 이 자극적인 제목의 책 저자인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우리의 대형마트와 약국에 범람하는 중국산 제품 에는 독성물질 덩어리가 너무나 많다.” 고 결론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016년 12월 21일 나바로를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하였다. 나바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고위직에 임명된 최초의 경제학자다.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는 나바로를 ‘예지력을 갖춘 이코노미스트(visionary economist)’라고 평가하며, 그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경제성장을 늘리며 일자리 해외유출을 막을 수 있는 무역정책을 개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2

지금까지 나바로가 중국에 쏟아낸 신랄한 비판은 대선 선거운동기간 트럼프가 중국을 비판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트럼프는 2016년 내내 중국을 미국 경제에 막대한 피해주는 ‘최악의 학대자(great abuser)’라고 지칭했다. 지난해 5월 인디애나 주 포트웨인 유세에서는 "우리는 중국이 미국을 계속 강탈(rape)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8월에는 “우리는 그들의 동네북(whipping post)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9월에는 “그들은 우리의 피를 빨아먹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이런 대중국 강경 발언은 향후 우호적인 미중관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하버드 대 경제학 박사인 나바로는 그의 저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Death by China)’과 ‘웅크린 호랑이(Crouching Tiger)’ 에서 현재의 미중관계를 ‘미국의 손해를 담보로 중국이 수혜를 누리는 매우 일방적인 관계’로 규정한다. 나바로는 이 두 권의 책에서 미국 제조업 일자리 유출, 경기 침체, 해외에서의 군사적 취약성 등에 방점을 두었는데, 이는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에 일조했다. 그는 이 재앙적 사태의 주범은 다름아닌 중국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단지 부상하는 것만이 아니라 세계의 안정을 가로막는 최대의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바로에 의하면 중국은 군사력을 급강하고, 일자리와 기술을 훔치며, 환경을 파괴하고, 독성 물질을 생산하며, 인권을 유린하는 거대 국가로서, 서구사회의 가치관뿐 아니라 국제질서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존재이다. 나바로는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려면 궁극적으로는 미국이 중국의 경제 및 군사적 성장을 둔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봉쇄정책(containment policy)을 제안하는데, 이는 현재 미국의 대중국 정책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제 나바로가 트럼프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한 만큼, 그가 트럼프에게 어떤 정책을 제안할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제로섬 게임: 나바로는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Death by China)’이라는 타이틀로 2011년 출간된 저서와 과다큐멘터리에서 미중 교역관계에서 잘못되어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한다. 그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태를 분석하고, 중국 정부의 다양한 악용 사례를 상세히 소개한다. 이 광범위한 논문은 중국의 인권유린에서부터 환경파괴, 미흡한 품질관리, 군비지출 증가에 이르는 모든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은 정확하다. 이 중요한 다큐멘터리는 사실과 수치, 통찰을 통해 대중국 관계에서 미국이 갖고 있는 문제를 묘사하고 있다. 꼭 한번 보기를 권한다.”3

내용은 이렇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래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국제무역을 철저히 이용했다. 품질관리, 환경보호, 통화규제, 자국 근로자에 대한 노동권의 기본규칙을 무시하고, 이에 따라 자국 제품 비용을 낮추고 미국(및 타 국가)의 기업의 경쟁력을 침해했다. 이러한 중국산 제품은 미국에 낮은 가격으로 판매된다. 미국에서 너무나 많은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되었기 때문에 과거보다 빈곤해진 미국은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살 수밖에 없어졌으며, 따라서 이러한 무역 사이클은 더욱 강화된다는 것이다. 중국산 제품은 조잡하고 소비자의 건강에 해를 입힐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편 미국 정부는 미국 시장을 중국 수입품에 개방하는 무역협정에 서명했으면서도 중국에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지 않아,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대기업이 방대한 중국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려는 희망을 품고 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면서, 미국 내 고용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회사의 기밀을 중국 정부와 공유할 것을 강요 받는 실정이다. 사실상 이들 기업은 중국 시장에 대한 단기적 접근성을 확보하는 대가로 장기적으로 중국 경쟁사를 양산하고 있다. 인권침해로 악명 높은 중국 정부는 해커와 스파이를 고용하여 미국 기업과 방위기구의 기술을 빼냈다. 그렇게 빼낸 정보와 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수조 달러의 자금을 활용하여 자국 군을 확장하고 현대화한다. 이러한 비도덕적인 행위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분명 희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나바로는 이를 “세계 경제사를 통틀어 가장 불쾌한 상황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4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같은 생각이다. 트럼프는 공화당 예비선거 토론회에서 “우리는 중국과 자유무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멍청한 무역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5 미국이 무역 정책에서 뒤통수를 맞고 있다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가장 크게 불만을 토로했던 부분이었다. 나바로는 중국이 약탈적 무역 전술을 구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정치인과 다국적 기업 역시 중국이 자국의 이득을 위해 미국의 제조업 부문을 공동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어떤 종류든 중국과의 상호 무역협정을 정당화하려는 사람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매도한다. 그는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사설을 ‘불쾌한 헛소리(so much cow manure)’라고 일축했다.6 그는 주요 싱크탱크들을 비난하며, 불길하게도 독자들에게 “그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나 의견을 무시하라”고 경고한다.7

나바로는 과장된 표현과 일반화를 사용하여 독자들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하고, 중국의 약탈적 관행을 강조하는 수많은 사례를 쏟아냄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납득시킨다. 그는 전통적으로 미국 경제의 근간 역할을 했던 산업에서 기회가 줄어들면서, 미국 노동자들이 분노하고 낙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이 측면에서 나바로와 트럼프는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이 약한 국가 리더십을 이용하는 외국에 의해 경제적 및 군사적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악의 범죄자인 중국은 행동을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민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동 촉구: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의 부제는 ‘탐욕에 눈 먼 거대한 용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 날, 지구의 종말이 시작된다(Confronting the Dragon—A Global Call to Action)’이다. 나바로는 책의 마지막 섹션에서 대중국 무역관계의 균형을 바로잡고 미국의 경제 및 안보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는 35개 이상의 정책 제안을 열거한다. 그의 주장을 여실히 드러내는 한 문단에서 나바로는 책의 존재이유를 이렇게 요약한다. “우리의 목표는 단지 독자들에게 중국의 악용 사례에 대한 폭로 기사와 목록을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다. 이 책은 미국의 역사와 세계사의 중차대한 시점에서 생존을 위한 지침을 제공하고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집필되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일어나서 거대한 용에 맞서지 않는다면, 앞으로 남은 우리의 삶과 우리 아이들의 삶은 우리 중 다수가 자랐던 황금시대(Golden Age)에 비해 훨씬 덜 번영하고 훨씬 더 위험해질 것이다.”8

이 마지막 문장은 트럼프의 매력과 트럼프가 나바로에게 느끼는 친밀감 이면에 보다 깊은 이야기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중국은 ‘중국’이 아닌 ‘용’으로 표현되었다. 일자리를 빼앗고 그 대가로 미국에 독성 제품과 오염된 대기를 보내는 강력하고도 먼 곳에 있는 야수말이다. 이러한 용은 두려운 존재이다. 당신뿐 아니라 당신의 아이들까지 위협한다. 지금 뭔가 하지 않으면 미래는 ‘덜 번영’하고 ‘더 위험’해질 것이다. 여기서 ‘용’은 중국을 의미하지만, 또한 멕시코 이민자, 시리아 난민, ISIS, 또는 트럼프가 선거운동에서 지지자들의 분노를 돋우기 위해 언급한 ‘위협’ 중 무엇이라도 될 수 있다. 마지막 문구 “우리 중 다수가 자랐던 황금시대(Golden Age)”는 정확히 언제 또는 어떤 종류의 황금시대를 지칭하는지에 관한 그 어떤 설명도 없이 문단의 마지막에 태연하게 등장한다. 이는 모호한 향수를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문구이자, 트럼프의 선거운동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와 일맥상통한다. 두 가지 문구 모두 삶이 이전보다 피폐해졌으며, 미국인들이 함께 힘을 합쳐 미국을 배반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함을 암시하고 있다. 나바로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를 비난해야 할지 알고 있다. 바로 중국, 워싱턴의 부패한 정치인, 그리고 인정머리 없는 CEO들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의 정책 제안은 중요한 하나의 목표, 즉 미중 무역의 균형을 찾는 것을 중심에 둔다. 나바로는 미국이 중국에 규칙을 지키도록 강제하든지, 아니면 중국산 제품이 미국 시장에 범람하지 못하도록 나름의 보호주의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산 제품 구매를 줄이고, 수입 관세를 상향하며, 중국에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환율 조작국’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바로는 이러한 정책이 공정한 경쟁의 장을 조성하여, 미국 노동자들이 외국 노동자들과 다시 한번 평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약탈적 관행에 맞서기 위한 나바로의 또 다른 정책제안에는 중국의 기관이 미국 내 민감한 산업에 종사하는 민간기업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지적재산권 도난 및 스파이 행위에 대하여 훨씬 엄격한 접근방식을 도입하고, 인권 유린과 환경악화를 근절하려는 노력을 배가하자는 것이다.

나바로는 무역을 국력 강화의 수단으로 이해하므로, 건전한 양국 관계를 위해서는 공정하고 균형 있는 무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무역 정책은 중국의 힘의 원천이며, 이러한 정책은 안보와 외교의 영역에서 중국이 전략적 목표를 추구하는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러한 이유로 만약 미국이 진지하게 ‘거대한 용에 맞서’고자 한다면, 단지 무역 측면에서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것뿐 아니라 중국의 급격한 군사력 확대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야 한다.

중국의 비대칭적 군사력과 도발 속도: 가장 최근 저서 ‘웅크린 호랑이(Crouching Tiger, 2015)’에서 나바로는 이렇게 질문한다. “미국과 중국은 전쟁을 일으킬 것인가?” 그는 이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급격한 변화가 곧 일어나지 않는다면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나바로는 설득력 있지만 동시에 심란하기도 한 두 가지 중요한 주장을 제기한다. 첫째, 중국 군사력의 원천은 역내에서 미국을 억지할 수 있는 비대칭적 역량에 기인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여전히 미국과의 정면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공군 및 해군 역량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지만, 분쟁 발생시 미국의 역량을 무효화할 수 있는 기뢰(sea mine), 크루즈 미사일 등 저렴하고 덜 정교한 무기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은 갖추고 있다. 나바로는 중국이 기뢰로 바다를 둘러싸고 있거나 수백 번의 미사일 공격으로 항모전단을 압도할 경우, 대만 또는 중일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는 센카쿠 열도를 보호하는 미국의 능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양이 많아지면 그 자체가 질이 된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중국의 무기가 정교함이 부족하더라도 엄청난 수가 그 부족함을 메운다는 것이다.

나바로의 두 번째 주요 주장은 중국이 전략적으로 참을성 있고 점증적인 도발을 일으킴으로써, 총 한방 쏘지 않고도 역내에서 그들의 군사적 지위를 더디지만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지도자들은 노골적인 영토 지배를 추구하기 보다는, 미국 및 타 국가의 군사적 개입을 방지할 수 있을 만큼의 점진적인 속도로 군사력을 성공적으로 확대해왔다. 그들은 침략자처럼 보이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뿐 아니라, ‘비동적(non-kinetic)’ 전쟁을 통해 주의를 분산하고 엇갈린 의견을 창출하여 반대파를 약화시킨다. ‘비동적(非動的)’ 전쟁이란 중국이 적을 와해시키고 여론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활용하는 심리적, 경제적 및 법률적 방법을 의미한다. 중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영화가 단 한 편만 있어도 헐리우드 영화의 중국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의 경제적 위협은 중국 공산당이 직접 관여하지 않아도 콘텐츠 제공자가 알아서 자기검열을 하도록 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1997년 디즈니와 소니엔터테인먼트는 각각 ‘쿤둔’과 ‘티벳에서의 7년’을 개봉했다는 이유로 중국 수입이 잠시 금지되었다. 보다 최근에 헐리우드 영화사들은 중국 공산당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배웠다. ‘월드워Z’, ‘레드 던’, ‘픽셀’, ‘미션 임파서블 3’ 등의 영화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 묘사를 삭제하도록 모두 재편집되었다. 단지 수출용으로 재편집된 것이 아니라, 미국 국내 상영본 역시 검열을 거쳤다.9

나바로의 ‘비동적’ 전략 분석은 선견지명이었다. 2016년 1월 대만 출신의 한국 걸그룹 멤버인 16세 소녀가 온라인 동영상에서 잠시 대만 국기를 흔들어 보인 일이 있었다. 중국은 해당 걸그룹의 중국 스케줄을 취소할 뿐 아니라, 해당 멤버가 사과할 때까지 소속사의 모든 활동을 취소하겠다는 암묵적인 협박으로 응수했다. 해당 멤버와 소속사는 48시간이 채 되기 전에 공식 사과했다. 최근 사드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계획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산 화장품 수입을 줄이고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를 제한하려는 조치를 취하는 것도 또 하나의 사례이다.10 중국은 아세안(ASEAN) 국가에도 간섭하여, 중국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도록 여러 차례 아세안 공동성명의 수위를 낮춘 바 있다.11 또한 중국은 공자 연구소를 확산하고 선전용 ‘뉴스’ 서비스인 CCTV의 노출을 확대하면서 보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바로는 이러한 전략의 총체성을 감안할 때, 중국은 이미 자국의 이익에 반대하는 이들에 대한 사실상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힘을 통한 평화: 나바로는 점점 커지는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서 미국이 취하지 ‘않아야’ 할 조치를 먼저 제시한다. 여기에는 아시아에서 철수하는 것, 중국에 경제 제재조치를 부과하는 것, 중국 정부와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는 것, 중국이 다른 사안(예: 북한)에 협력하는 대신 미국이 하나의 이익(예: 대만)을 포기하는 ‘일괄타결(Grand Bargain)’을 추구하는 것이 포함된다. 나바로는 이러한 정책이 미국의 대중국 협상력을 약화하고 아시아에서 군사력을 사용하는 능력을 제한한다고 믿는다.

나바로는 이러한 “(아마도) 효과가 없을 평화로 가는 길”을 거부하면서, 아시아에서 “힘을 통한 평화”를 유지하자는 계획을 개략적으로 제시한다. 그의 정책처방은 다음 내용을 포함한다.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미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와 기술 공유를 중단해야 한다. 미국 내에서 교육 개혁을 실행하여 보다 나은 산업을 창출한다. 아시아 내 미국의 군사기지를 강화하고 다각화한다. 우주기술 역량과 첨단 항공기 생산을 강화한다. 역내 동맹을 지지한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당시 이러한 지역 동맹의 지속가능성에 공공연하게 의문을 제기했지만, 나바로는 사업가인 트럼프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고의적으로 중국에 양도하기보다는 미국 납세자들을 위한 더 나은 거래 조건을 이끌어내는 것에 보다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바로는 궁극적으로 문제는 미국 내에서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에 제시된 주장을 언급하자면, 나바로의 핵심 정책처방 중 하나는 미중 무역관계를 미국에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재구성하자는 것이다. 미국은 대중국 무역적자를 줄이고 중국산 제품을 덜 구매함으로써, 중국의 군사력 발전에 투자되는 금액을 줄일 수 있다. 나바로는 이렇게 주장한다. “대중국 무역관계의 ‘균형을 조정’하는 조치는 중국의 경제를 둔화시키고, 따라서 중국의 급격한 군사력 증강을 둔화시킬 것이다.”12 미국 국내에서 미중 관계와 관련된 이해관계는 엇갈린다. 대기업과 농민 모두 양자 무역으로부터 이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로비스트들은 중국 고객을 대신하여 정치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중국의 ‘비동적’ 전쟁은 중국 공산당의 인권유린을 축소 및 은폐하고 영화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묘사를 검열함으로써 미국의 여론에 영향을 미친다. 나바로는 미국이 이러한 행동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미국은 장기적인 지정학적 투쟁에서 패배하고 말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전을 찾아서: 상기에 언급한 두 권의 책에 기초해 볼 때, 트럼프가 피터 나바로의 조언을 따른다면 미국은 어떠한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것인가? 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의도한 효과를 실제로 창출할 것인가?

무역 측면에서 나바로의 영향을 받은 트럼프는 미중 무역적자의 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경제적 관계가 다른 사안보다 우선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미국에 보다 유리한 교역 조건을 이끌어내는 협상카드로서 오랫동안 유지된 지정학적 규범을 활용할 의향이 있음을 암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에 했던 약속을 정확히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 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45%를 제시한 바 있다(나바로는 43%를 제안했다). 이러한 관세율이 제정될 경우 양자 무역은 심각한 혼란에 빠질 것이다. 중국도 나름의 보복적 규제로 맞대응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주고, 중국 제조품에 사용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한국과 대만 등의 주변국에 피해를 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압박으로 인해 일부 제조업체가 이전한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그들을 베트남 등 더 노동력이 저렴한 국가가 아닌 미국으로 회귀하게 할지는 불명확하다.

궁극적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는 것과 미국인들이 중국산 제품 구매를 중단하도록 하는 것은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보다 광범위한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든 저비용 제조업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되돌리려는 것은 2017년의 미국에 있어 비현실적인 접근방식이다.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에서 유출된 제조업 일자리의 약 88%는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때문이 아니라 생산성 격차가 그 원인이었다.13 다시 말해 이들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오려면 그 중 다수는 자동화되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 제조업의 높은 비용으로 인해, 미국산 제품은 국제적으로는 여전히 경쟁력이 낮고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더 비싼 제품이 될 것이다. 미국은 기술력이 필요치 않은 이러한 일자리를 억지로 다시 되찾으려 노력하기 보다는, 아직 중국이 마스터하지 못한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숙련된 노동력을 개발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50년전의 방식으로 미국의 제조업 부문을 강화하여 중국 경제를 쓰러뜨리려 애쓰는 것은 비현실적인 계획이며, 또한 글로벌 경제 불안을 높일 수도 있다.

나바로와 마찬가지로 자유무역협정을 불신하는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같은 다자간 협정에서도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 대선 하루 전날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에 게재된 공동 기고문에서 나바로는 이 점을 강조했다. 나바로는 이렇게 쓰고 있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같은 불공정한 무역협정의 체결이나 중국의 WTO 가입허용, TPP 를 통과 같은 일을 해서 또다시 미국 경제를 외교정책의 희생양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14 트럼프는 그러한 조치가 미국의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TPP 탈퇴는 머지 않은 미래에 아시아의 경제적 의제를 중국의 손에 넘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이를 미국이 아시아에서 철수하려 한다는 또 하나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트럼프와 나바로는 자유무역 자체가 심판대에 오른 것이 아니라, 미국 노동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타국에 이득을 가져다 주는 불공정한 무역협정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공정한 자유무역은 지지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의 정책제안은 보호주의와 다를 바 없다. 나바로는 트럼프가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의 공장 이전문제에 직접 개입함으로써 이미 보여준 바 있는 직접적 시장 개입 방식을 옹호하는 듯 하다. 두 사람 모두 수출을 장려하고 수입은 반대하며 경제 문제에 대하여 정부가 직접적 역할을 수행하는, 일종의 신중상주의(neo-mercantilism)를 육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과거에는 그러한 정책을 추구했지만, 21세기의 세계화된 경제에서 이 정책이 얼마나 성공적일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는 또한 나바로와 마찬가지로 경제성장 둔화가 군사력 약화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러한 미심쩍은 상관관계에 대한 믿음은 위험하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고립되면 국제 분쟁을 일으켜도 잃을 것이 적어진다. 또한 경제 침체로 인해 내부적 불안정이 확대되면, 중국 정부 지도자들은 참을성 있고 계획적인 확장정책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부진하고 고립된 경제라 하더라도 위협적인 군사력을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중국의 이웃 국가이자 동맹국인 북한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안보 영역에서 트럼프는 아시아에서 미국에 보다 유리하게 비용을 분담하여 안보동맹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나바로의 ‘힘을 통한 평화’ 비전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15 미국은 중국의 비대칭 무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해군 및 공군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아시아의 미군 기지는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도록 강화될 것이다. 중국의 역량 증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이버 및 우주 전쟁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이며, 어쩌면 중국보다 먼저 “달과 같은 귀중한 우주자원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16

나바로는 대만과 관련된 사안을 직접적으로 다룬다. 그는 ‘하나의 중국’ 정책은 과거의 군사 동맹국이자 현재의 교역 파트너이며 민주주의의 수호자인 대만에 대한 미국의 행동범위를 제한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7월 내셔널 인콰이어러(National Inquirer)에 게재된 기사에서 나바로는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옹호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하나의 중국, 두 개의 체제’를 절대로 인정하지 말아야 하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다시는 언급하지도 말아야 한다.”17 중국 정부가 이러한 행동을 못마땅해 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만약 트럼프가 중국과 분쟁을 일으키지 않고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영리하고 섬세한 정책을 추구하는 인내력과 전략적 통찰을 보인다면, 이는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 이행의지를 뒷받침하며, 자칫 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는 지역에 장기적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트럼프는 그가 그러한 정책을 추구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40년 가까이 지속된 외교관례를 깨고 중국 정부의 반발을 일으키며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한 것이다. 2016년 12월 11일 트럼프는 이렇게 토로했다. “무역 등 다른 사안들과 관련한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얽매여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18 만약 이러한 발언이 실제로 전반적 외교정책 전략의 포문을 여는 것이라면, 트럼프 정부는 닉슨 대통령 이후 미중관계에 가장 큰 변화를 초래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닉슨은 좁은 의미의 미국의 직접적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 미국의 해외 안보공약을 재조정했다. 1970년대의 미국은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자원은 제한되어 있는 반면 세계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안보공약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닉슨은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할 것을 촉구하고, 세계 초강대국들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데탕트 정책을 추구했다. 반면 트럼프는 중국과 긴장을 유발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신자유주의 세계질서를 옹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중국이 미국을 골탕먹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통치 하에서 미국이 해외에서 자유무역, 인권,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고취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트럼프는 미국 시민들의 직접적 이득을 확대하는 협상을 체결하는 것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트럼프는 심지어 동맹국의 희생을 담보로 하더라도 미국을 최우선에 둘 것이다.

악명 높을 정도로 예측불허인 트럼프답게 그의 아시아 정책은 여전히 모호한 상태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최근의 그 어느 미국 대통령보다 중국이 스스로 행동에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인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보인 행동이 미중 관계의 패러다임을 이미 전환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트럼프가 중국 문제에 관해 나바로의 의견에 귀 기울인다면, 일단 1월에 트럼프가 취임하면 양국 관계는 악화될 공산이 크다. 얼마나 급속도로 악화될지는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무역을 중시하는 테리 브랜스태드(Terry Branstad) 아이오와 주지사를 주중대사에 임명한 것은 트럼프가 양국간에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 그러나 그의 일관된 반중국 레토릭을 감안할 때 이러한 낙관주의는 미약한 수준이다.

서평과 결론: ‘웅크린 호랑이’에서 나바로는 중국의 군사적 역량과 의도, 또한 점점 커지는 이러한 위협에 대한 미국의 대응조치에 관해 폭넓은 시각을 제공한다. 그러나 나바로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지만, 그가 제시하는 방법론과 무역 정책은 여전히 그의 아킬레스건으로 남아있다. 중국 학자나 정부 관계자와의 인터뷰 등 보다 다양한 출처를 활용했다면 ‘웅크린 호랑이’에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나바로는 섬세한 의견들을 종합하려는 시도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의도에 관해 최악을 상정한다. 또한 책을 조금 더 길게 써도 좋았을 것이다. 나바로는 300페이지도 안 되는 지면에서 너무 많은 내용을 다루려 했다. 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는 지역들에 관한 섹션은 아시아의 국제관계를 간결하게 요약하고 있으나, 사실상 수박 겉핥기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아시아 외교정책 전문가가 아닌 일반 독자들을 위해 쓴 책인데도, 완전히 이해하려면 수년의 경험이 필요한 주제들에 관해 단 몇 페이지만 할애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 책은 오늘날 아시아의 안보 문제에 관한 피상적이지만 선견지명이 있는 분석이라 하겠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분석하고, 미중 관계의 거의 모든 측면을 열거한다. 이 책은 중국의 행동에 관해 진지한 우려를 제기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였지만, 결국은 대외 강경론자의 격렬한 비판 이상이 되지 못했다. 나바로는 복잡한 미중 무역관계를 ‘미국 기업의 지갑이 두둑해지고 정치인들이 일반 미국 국민들의 생계를 팔아 넘기는 반면,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미국 경제를 망치는’ 제로섬 게임으로 단순화한다. 나바로는 모든 중국산 제품이 유독성 제품인 것처럼 보이도록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법을 써서 복잡한 주제를 일반화한다. 일례로 제품 안전성에 관한 챕터에는 ‘중국산 저질 제품에 의한 종말: 중국산 아기침대에서 목 졸려 죽는 우리의 아이들(Death by Chinese Junk: Strangling Our Babies in Their Cribs)’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이러한 선정적인 스타일은 중국이 오늘날의 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라는 주장을 납득시키기 위해 활용된 것이다. 중국산 제품이 당신을 죽인다. 중국의 환경오염이 당신을 죽인다. 중국 정부는 당신을 죽이고 싶어한다. 그리고 중국인들은 당신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

과장된 표현과 책임전가에 대한 나바로의 선호는 그의 주장의 요지를 약화시킨다. 나바로의 비관주의와 노골적인 반중국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그가 중국이 세계에 가하는 실질적 위협에 주의를 환기한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좋든 싫든 중국 공산당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중국 국민들이 갑자기 자유민주적인 서구사회의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다른 여느 정권을 상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를 미국이 보고 싶은 모습으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관해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 미국은 인권과 환경보호에 대한 지원에 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교역관계의 균형 조정이라는 단일한 목표를 가지고 중국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급진적인 정책변화에 대응하여 중국도 마찬가지로 급진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의 양자관계 중 가장 중요한 미중관계에 관한 모든 정책은 장기적인 비전을 토대로 면밀하게 이행되어야 하는 것이지, 트위터를 통해 되는대로 끼워 맞춰져서는 안 된다.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는 강력한 정책은 무모하거나 공격적일 필요는 없지만, 영리해야 할 필요는 있다.

이 두 권의 책을 읽고 나면 누구라도 분노를 느낄 수 밖에 없다. 국제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중국과 이런 중요한 주장을 이렇게 자멸적인 방식으로 제기하는 나바로에 대하여 분노할 것이다. 국가무역위원회의 수장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관련 견해를 높이 평가하는 몇 안 되는 사람으로서, 피터 나바로는 분명히 미중 관계의 윤곽과 방향을 설정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에 대한 중국정부의 반응에 따라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의 전개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징조는 불길하다. 2017년 1월 3일 트럼프는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중국이 일방적인 무역으로 미국에서 엄청난 돈과 부를 빼앗아갔지만, 북한을 도와주진 않을 것이다. 나이스!” 환구시보(Global Times) 중국어 판은 나름의 허세로 트럼프의 레토릭을 맞받아쳤다. “미국은 오만하게 행동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어쩌면 미국은 역사라는 하늘에서 한낱 유성에 불과한 존재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중국이 마지막 번영의 시대를 즐기고 있을 때 미국인의 조상들은 여전히 동물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살고 있었다.”19 서로를 향한 이런 조롱이 향후에는 사라질 것인지, 아니면 미중간 무역과 군사적 충돌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인지는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 본 블로그의 내용은 연구진들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Ben Forney

Program Officer

벤 포니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연구원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영문학 학사, 서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다. 연구 관심분야는 북한∙동아시아 정치, 한미 관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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