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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대만 위기, 對南 침공과 연계돼 있다

작성자
최강
조회
93
작성일
25-09-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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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초 베이징에서는 중국의 항일전쟁 및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전승절’ 퍼레이드가 열렸다. 시진핑 국가주석 옆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서서 반미 연대를 과시했다. 외국 언론에 따르면 김정은은 시진핑과의 정상회담에서 남북통일을 포기한 경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한다.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발표문에는 그간 중국이 일관되게 주장했던 ‘한반도 비핵화’는 언급되지 않았는데,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과 도발을 용인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러시아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150만 명의 사상자를 냈으며 수시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으로 위협하고,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10차례 이상 위반하면서 핵무기를 개발해 한반도 평화와 국제 비확산 체제를 위험에 빠뜨렸으며 불법 침략을 자행한 러시아에 각종 무기를 제공했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발표된 중러 공동성명은 ‘우정에는 한계가 없고 협력에는 금지구역이 없다’는 문구를 담았고, 2024 6월에는 ‘무력공격 시 즉각 상호 군사 지원’(4)을 명시한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조약’이 체결됐다. 시진핑은 전승절 행사에 푸틴과 김정은을 초대함으로써 평화를 빙자한 반미 연대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시진핑이 전승절 행사 내내 김정은을 옆에 세우고, 만찬과 정상회담으로 특별 예우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군사적 지렛대를 확보하는 효과다.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상황이 전개되면 주한·주일 미군의 전력이 한반도에 묶이게 돼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군사적 행동을 하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이 북한을 통해 전략적 협력자인 러시아를 돕는 것이다.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과 병력을 제공해 푸틴의 불법 침략전쟁을 돕고 있으며, 최근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은 푸틴에게 “모든 것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국내적으로 3연임 체제 아래 ‘성과의 정치’ 압박을 받고 있는 시진핑으로서는 앞으로도 대만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은 대만 침공을 위해 북한을 미군 전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북한 역시 대만 위기를 대남(對南) 침공의 호기로 생각할 수 있다.

 

북중러 3각 연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굳건한 한미동맹과 연합 대비태세의 유지, 그리고 한미일 안보 협력의 강화다. 이번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북중러의 핵동맹이 형성될 수 있는 만큼 한미연합 차원의 대응 자산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전술핵 재배치’가 돼야 한다. 북한과 중국 및 러시아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를 것”이란 명확한 신호를 주려면 그 이상의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일본과의 공동 배치도 추진해야 한다. , 우리는 일본·호주·필리핀·태국 등과 함께 북중러 3각 협력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집단안보 체제인 아시아판 나토(NATO)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

 

베이징이 연출한 장면은 허장성세나 과시욕의 발현이 아니고, 한국 안보를 위협하는 신호이므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 본 글은 917일자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최강

원장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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