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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이하 현지시각) 밤 중동에 또다시 전쟁의 불꽃이 타올랐다. 미국은 2월 28일 새벽, 이란 전역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작전명은 ‘Operation Epic Fury’, 한국어로 번역하면 ‘장대한 분노’다. 미국 전쟁부는 이 작전의 목표를 체제 강압으로 설명한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드론, 해군 그리고 군사 지휘 체계를 약화해 역내 동맹과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 능력을 근본적으로 낮추는 것이다. 단순히 보복을 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 자체를 단계적으로 감쇄시키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체제 전복이 아닌 체제 강압이 목표
전쟁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2025년 후반부터 이란과 그 연계 세력은 중동 전역에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확대해 왔다. 이란은 걸프 지역의 미군 기지와 해상 교통로를 위협했고, 레바논과 이라크, 예멘의 친이란 세력 역시 드론과 로켓 공격을 이어갔다. 특히 2026년 초 들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급증하면서 상황은 임계점에 가까워졌다. 미국은 더 이상 제한적 대응으로는 억지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결국 이스라엘과 함께 대규모 군사작전이라는 선택지를 꺼내 들었다.
이번 작전의 또 다른 주체인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장을 막기 위해 움직여 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초부터 이스라엘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자국 안보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해 왔다.
이스라엘군과 정보기관은 오랜 기간 이란 핵 시설과 군사 인프라에 대한 정밀한 작전 계획을 축적해 왔다. 이번 작전 역시 이러한 장기적인 준비의 산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작전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이스라엘과 연합작전 양상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이 주도하고 동맹국이 이를 지원하는 형태가 많지만, 이번 경우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였다. 작전 상당 부분은 이스라엘이 이미 수년간 준비해 온 작전 구상 위에서 전개됐다. 미국은 그 틀을 바탕으로 전략폭격기, 장거리 타격 능력, 해군 전력 같은 자산을 결합해 작전을 확장했다. 미국이 처음부터 설계한 전쟁이라기보다, 이스라엘이 준비한 전장 환경 위에 미국이 자국 군사적 강점을 얹어 완성한 연합작전에 가까웠다. 실제 개전 초기의 타격 목표 역시 이스라엘이 장기간 추적해 온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휘 통제 시설과 핵·미사일 관련 인프라가 중심이었다.
이 역할 분담은 전장 양상에서도 분명하게드러난다. 미국은 장거리 정밀 타격과 해상 통제, 전략폭격 등 대규모 작전 능력을 담당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더 직접적인 전술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 북부 지역에서 공중 작전을 확대하는 동시에 혁명수비대 지휘부를 겨냥한 참수 작전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 특유의 정보력과 표적 식별 능력을 결합한 작전 방식이다. 미국이 ‘전쟁의 무게중심’을 군사 인프라와 전쟁 수행 능력에 두고 있다면, 이스라엘은 정권 핵심과 군사 지도부를 겨냥한 정밀 참수 작전을 통해 전쟁의 속도를 끌어올린다.
단계적 작전 수행
장대한 분노 작전은 개전부터 매우 체계적인 단계 구조를 보였다. 첫 단계는 2월 28일의 ‘개전 타격’이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혁명수비대의 지휘 통제 시설, 방공망, 미사일 발사 기지, 드론 운용 기지 등을 동시에 공격했다. 이 단계에서 목표는 단순한 시설 파괴가 아니라, 이란이 즉각적인 보복 공격을 수행할 체계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실제로 미 전쟁부에 따르면, 개전 후 72시간 동안 약 1700개의 표적이 타격됐다.
이후 작전 템포는 가속된다. 3월 1일에는 이스라엘 공군이 테헤란 상공에서 사실상 공중 우세를 확보했다. 이어 3월 2일에는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본격적으로 투입됐다. B-2, B-1, B-52가 동시에 작전에 참여해 이란 전역의 군사 시설과 미사일 생산 기반을 공격했다. 단순한 공습이 아닌 이란 군사 인프라 전체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감쇄 작전을 벌였다.
3월 3일부터는 해상 전장이 빠르게 변화했다. 호르무즈해협과 오만만 일대에서 이란 해군 활동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3월 4일에는 미 해군 잠수함이 이란 군함을 격침했다. 이어 3월 5일에는 약 4만t급의 혁명수비대 드론 운용 함정이 타격받았다. 이 시점부터 이란의 드론 공격 능력은 눈에 띄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작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3월 6일 이후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 생산 시설과 드론 공장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발사 기지 파괴가 아니라 생산능력 자체를 겨냥한 것이다. 동시에 해군과 공군은 이란 해군 전력을 지속적으로 타격했다. 3월 9일 기준으로 50척 이상의 이란 해군 함정이 전투 불능 상태에 들어갔고, 3월 12일 미 전쟁부는 총 6000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하고 약 90척의 이란 선박을 손상 또는 격침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에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은 약 90% 감소했고, 자폭 드론 공격 역시 8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전쟁 2주 동안 이란은 약 1000발의 탄도미사일과 2200여 기 이상의 자폭 드론을 발사한 것으로 집계된다.
현대전의 변화 양상
장대한 분노 작전은 단순히 중동의 군사 충돌이 아니라 현대전의 변화된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1991년 걸프전이나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공중 작전의 핵심은 대규모 폭격이었다. 방공망을 제압하는 SEAD 작전 수행 후에 수백 대의 항공기가 주요 군사 시설을 집중적으로 폭격하는 방식이었다. 전투기 성능과 폭격 규모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했다.
그러나 이번 작전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선 공중전의 핵심 개념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적 방공망을 파괴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번 작전에서는 애초에 탐지를 회피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스텔스 항공기, 전자전, 통신 통제(EMCON), 기만 비행 등을 통해 이란 방공망이 공격 자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두 번째 변화는 ‘플랫폼 중심 전쟁’에서 ‘네트워크 중심 전쟁’으로 이동이다. 과거에는 전투기나 폭격기 자체 성능이 중요했다. 그러나 이번 작전에서는 위성, 드론, 전자전 자산, 해군 전력, 전략폭격기 등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작동했다. 미군이 말하는 ‘킬 체인’ 혹은 ‘킬 웹’ 개념이 실제 전장에서 구현된 셈이다.
세 번째는 공격 방식의 변화다. 과거 공중 작전은 개별 목표를 파괴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작전의 목표는 특정 시설이 아니라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 전체였다. 지휘 통제, 방공망, 해군, 미사일 생산, 드론 생산 등 여러 요소를 동시에 약화하는 ‘체계적 감쇄 작전’이었다.
네 번째는 전장 영역의 확대다. 과거 공중전은 말 그대로 공군만의 전쟁이었다. 하지만 장대한 분노 작전에서는 공군, 해군, 잠수함, 우주 기반 정보 자산, 무인 체계가 동시에 작동했다. 전쟁은 더 이상 단일 영역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변화하는 전쟁과 미국의 참전 요구
마지막 변화는 전쟁 목표 자체다. 과거 전쟁은 적을 완전히 패배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이번 작전 목표는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공격 능력을 제한하고 확전을 통제하는 것이다. 군사적 승리보다 정치적 안정과 확전 관리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결국 장대한 분노 작전은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미래의 전쟁은 어떤 모습일까. 분명한 것은 전쟁은 더 이상 단순한 폭격이나 전투기 수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네트워크, 정밀 타격, 무인 체계 그리고 확전 관리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이번 작전은 그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란 사태는 더 이상 바다 건너 전쟁 구경이 아니란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원유를 가장 많이 들여올 뿐만 아니라 실제로 군함을 보낼 만한 해군 전력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익과 직결되지 않은 전쟁에 참전하는 모양새는 피해야 하지만, 트럼프는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다.
한국으로서는 청해부대의 활동 범위 확대와 소해 함정 등 추가 전력의 파병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거래주의에 기반한 동맹을 모범으로 보는 트럼프 정부라면 응당 거래와 협상을 시도해 볼 만하다. 관세 인하나 철강·자동차·조선 등 핵심 산업 규제 완화 등 철저히 국익을 반대급부로 한 파병이라면 고려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 본 글은 3월 23일자 이코노미조선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연구위원, 실장
양욱 박사는 군사전략과 무기체계 전문가로서 20여년간 방산업계와 민간군사기업 등에서 활동해왔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군사기업 중 하나였던 인텔엣지주식회사를 창립하여 운용했다. 회사를 떠난 이후에는 TV와 뉴스매체를 통해 다양한 군사이슈와 국제분쟁 등을 해설해왔으며, 무기체계와 군사사에 관한 다양한 저술활동을 해왔다.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연구위원이자 WMD 센터장으로 북한의 군사전략과 WMD 무기체계를 분석해왔고,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국가안보실, 국방부, 합참, 방사청, 육/해/공군 등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북한의 군사동향과 현대전쟁에 관한 연구를 계속 중으로,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육군사관학교 등에서 군사혁신론과 현대전쟁연구 등을 강의하며 각 군과 정부에 자문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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