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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방공망 위력 본 걸프국
이스라엘과도 안보 결속
UAE, 아이언돔·빔 배치
사우디도 공습작전 참여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은 걸프국의 안보 시스템을 뒤흔들었다. 이란은 개전을 만류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협력회의 6개국을 상대로 탄도·순항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하며 에너지·물류·주거 인프라를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했다.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의 무차별적 공격은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미국·이란 핵협상 중재에 발 벗고 나섰던 오만을 19차례 공격한 데 이어 제재 국면에서도 이란의 경제적 창구가 되어준 카타르도 340회 이상 타격했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허브인 카타르의 라스라판 단지는 가동 중단에 따른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특히 중동 물류·투자 허브인 UAE는 2800회가 넘는 공격을 받아 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보다 두 배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나아가 이란은 국제적 비난에도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해 이들 걸프국의 에너지 수출이 마비되고 글로벌 공급망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이란의 전례 없는 걸프 공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도적 군사력으로 수뇌부가 궤멸되고 지휘 통제 체계가 무너진 데서 비롯됐다. 중앙의
통제력을 잃고 궁지에 몰린 혁명수비대 강경파는 생존을 위한 폭주를 택해 분산 타격과 저가 드론을 활용한 비대칭 전술로 대응했다. 여기에 위안화 결제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요구하고 소형 고속정과 기뢰를 동원한 해상 비대칭 위협마저 이어갔다. 그러자 걸프국이 의존해온 미국 안보 체계가 비대칭 공격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걸프국이 구축한 통합 방공망은 90%를 웃도는 요격률을 기록하며 정보 공유와
상호운용성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이란의 집중 보복 대상이었던
UAE 역시 드론의 94%, 미사일의 92%를
요격했다. 또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미국의 역봉쇄를 불러와 오히려 자국 경제의 근간을 파괴하는
자충수가 됐다. 무엇보다 걸프협력회의는 특정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의 위협이라 선언하며 이란 도발에
맞선 집단안보 체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걸프국은 미국 중심의 안보 협력을 더욱 내실화하고 2021년 이스라엘이 편입된 미
중부사령부를 축으로 집단안보 체제를 공고화할 것이다. 미국 수준의 방공 역량을 제공할 국가가 사실상
없고 이란의 공격이 남긴 실존적 위기감이 미국의 전쟁 개시에 대한 불만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UAE는 미국·이스라엘과의 공조 아래
대이란 공습에 참여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제한적 공습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와 바레인은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구상에도 적극 동참 중이다. UAE 대통령 고문은 이번 전쟁을 통해 미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역설했으며,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과의 협력을 핵심 억지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이 UAE에 중저가 요격 체계인 아이언돔과 아이언빔 배치를 결단하면서 미국·이스라엘·걸프국 간 안보 결속은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2024년 이란·이스라엘
충돌 당시 통합 방공 협력은 효용성을 입증한 바 있다. 수니파 대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정치적 부담 탓에 외교적 헤징 전략을 구사하나 안보 측면에서는 결국 미국 중심의 기술 체제에
참여해 방어력의 내구성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걸프국이 한국의 천궁Ⅱ를
선호하는 이유도 바로 미국식 체계와 매끄럽게 연동되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미국은 이스라엘의 첨단기술과
걸프의 자본을 결합한 현지 조달형 집단안보 체제를 독려하며 역내 전략적 부담을 덜어내려 할 것이다.
* 본 글은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수석연구위원, 센터장
장지향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수석연구위원이자 지역연구센터 센터장이다. 외교부 정책자문위원(2012-2018)을 지냈고 현재 산업부, 법무부, 국방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문학사, 정치학 석사 학위를,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연구 분야는 중동 정치경제, 정치 이슬람, 비교 민주주의와 독재, 극단주의 테러와 안보, 국제개발협력 등이다. 대표 저서로 중동정치를 비교분석한 «최소한의 중동 수업» (시공사 2023), 클레멘트 헨리(Clement Henry)와 공편한 The Arab Spring: Will It Lead to Democratic Transitions? (Palgrave Macmillan 2013), 논문으로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정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전망” (아산이슈브리프 2022), 『중동 독재 정권의 말로와 북한의 미래』 (아산리포트 2018), “Disaggregated ISIS and the New Normal of Terrorism” (Asan Issue Brief 2016), “Islamic Fundamentalism”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the Social Sciences 2008)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파와즈 게르게스(Fawaz Gerges)의 «지하디스트의 여정» (아산정책연구원 2011)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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